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공천 헌금 등 13개 의혹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6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포청사에 출석하고 있다. /윤성우 기자 |
공천 헌금 수수 등 13개 의혹을 받는 김병기(무소속·서울 동작갑) 의원이 26일 오전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이 김 의원 관련 고발 사건을 병합해 수사에 착수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김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출석한 김 의원은 “이런 일로 뵙게 돼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받아서 제게 제기된 모든 의혹과 음해를 말끔하게 해소하고 반드시 명예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13가지 의혹을 전부 부인하느냐’ ‘구의원들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 등 취재진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답했다. ‘차남 집에 있던 금고엔 어떤 게 들어있었나’란 물음에는 “금고가 없다”고 했다.
전날까지도 김 의원의 차남과 전직 보좌진을 소환 조사한 경찰은 내일까지 연이틀 김 의원을 소환해 혐의 다지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김 의원이 받고 있는 의혹은 총 13개다. 이 중 차남의 숭실대 편입학 및 취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작년 9월 언론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김 의원이 2021~2022년 보좌진과 지역구 최측근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을 동원해 차남의 숭실대 편입학을 돕게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편입학 요건 충족을 위해 한 중소기업에 차남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 김 의원 차남은 2023년 초 숭실대 혁신경영학과에 편입학했다.
김 의원은 2024년 9월 차남의 이력서를 들고 다니며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경영진과 수차례 만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 의원 차남은 이듬해 1월 빗썸에 취업해 6개월간 일했다. 이 기간 김 의원이 금융기관을 피감기관으로 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소속해 빗썸 경쟁사인 두나무(업비트) 측을 지적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이해충돌·부정청탁 의심을 샀다.
공천 헌금 의혹도 김 의원의 주요 혐의점 중 하나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원을 건네받았다가 돌려줬다는 게 골자다.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은 해당 구의원이 작성한 탄원서를 2023년 말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에 전달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둔 강선우(무소속·서울 강서갑)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정황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당시 김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다.
김 의원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부의장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이와 관련한 김 의원의 경찰 수사 무마 청탁 의혹도 있다. 2024년 4월 서울 동작경찰서가 내사에 착수하자, 김 의원이 당시 서장과 수사팀장에게 수사 정보를 넘겨받고 사건을 묻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쿠팡 경영진을 만나 쿠팡으로 이직한 자신의 전직 보좌진들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을 청탁했다는 의혹, 김 의원 가족이 대한항공·지역구 병원 등에 특혜를 제공받았다는 의혹, 장남 국가정보원 채용 개입 및 장남 업무에 보좌진 동원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작년 말 김 의원 관련 의혹을 병합해 집중 수사해왔다.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경찰은 당분간 김 의원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수사 진척도에 따라 김 의원 추가 소환 조사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균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