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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행정통합 ‘삐걱’…‘대전·충남’만 콕 짚은 이유[송종호의 국정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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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통합 법사위 처리
국힘 반대에 대전·충남, 대구·경북 ‘보류’
李 “충남 시도의회, 통합반대” SNS게시
주호영 “밥상 걷어차”…TK지역은 ‘불씨’
경북 23개 시군 중 15곳이 인구소멸지역
“의견 수렴없다” 비판에도 응급처지 필요
전폭적 지원 받는 광주·전남과 격차 불가피
서울경제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과 달리 대전·충남, 대구·경북 특별법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대구·경북과 대전·충남은 지역 상황을 더 듣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추 위원장은 특히 “시도민 반대가 없는 광주·전남을 먼저 통합한 뒤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추가 지원 필요성을 보완하며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세 지역 통합 법안이 모두 상정됐지만 광주·전남을 제외한 두 법안은 지역 여론과 국민의힘 내부 반대를 이유로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만 국회 법사위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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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장면은 같은 날 나온 이재명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입니다. 이 대통령은 “충남·대전은 야당과 충남 시도의회가 통합을 반대한다”며 “천년의 역사를 가진 광역 행정구역 통합을 충분한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야당과 시도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다”며 “100%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해당 지역이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정치권도 동의해야 통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대통령 메시지에서 대구·경북이 빠졌다는 점입니다. 같은 날 법사위에서 충남·대전과 함께 보류된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겁니다.

법사위 보류 뒤 통합 불씨 살리는 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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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숨은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법사위 보류 하루 뒤 상황은 대구·경북 통합의 불씨가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5일 추미애 법사위원장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TK 의원들의 반대 여론이 줄고 찬성이 압도적이라면 이번 국회 회기 내 법안을 처리해줄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유튜브 ‘만나GO’ 채널에 출연해 “의원총회에서 원내지도부를 향해 ‘반대한 적이 없다면 야당 위원장의 발언에 책임을 추궁하라’고 요구했지만 송언석 원내대표가 소극적이었다”며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당이 끝내 실망스러운 조치를 취한다면 탈당이나 의원직 사퇴까지 고민할 지경”이라며 배수진까지 쳤습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대구·경북 특별법 역시 광주·전남과 함께 처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법사위는 전날 대구시의회가 행정통합 반대 성명을 낸 점 등을 언급하며 충남·대전과 함께 법안을 보류했습니다. 이후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주호영 “탈당·의원직 사퇴까지”…통합 배수진

국민의힘은 26일 국회에서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회의를 열고 당 입장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대구·경북 내부 의견 정리에 따라 충남·대전 통합 논의의 향방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정부는 통합 특별시가 출범할 경우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과 함께 특례 및 인사 운영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방침입니다. ‘제왕적 광역단체장’ 우려가 제기될 정도로 파격적인 지원책입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졸속 통합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지방정부 입장에서 연간 5조 원 규모 지원은 쉽게 외면하기 어려운 유인책입니다. 만약 대구·경북까지 통합 열차에 올라탄다면 충남·대전 역시 반대 기조를 유지하기 부담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4년간 최대 20조원 ‘제왕적 광역단체장’…전폭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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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에서 이 대통령의 의도와 별개로 같은 날 충남·대전과 함께 법사위에서 보류된 대구·경북을 언급하지 않은 점은 정치적으로 계산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SNS에서 대구·경북까지 함께 거론했다면 정책 후퇴를 암시하고 TK지역 통합에 찬성하는 야당 및 지역 정가에는 결국 ‘대통령이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신호가 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 대구·경북 지역 분위기는 충청권과는 다릅니다. 경북도의회는 통합 찬성 입장을 정리했고, 대구시의회 역시 현행 법안에는 반대하지만 조건이 보완될 경우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사실상 ‘조건부 처리’라는 출구가 남아 있는 셈입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동의가 있어야 통합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무리한 입법 강행에 따른 역풍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정치적 부담을 덜어낸 선택으로 평가됩니다.

동시에 대구·경북에는 협상의 여지를 남기며 정책 추진 동력 역시 유지하는 효과를 냈습니다. 대구·경북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합특별법 통과에 속도를 낼 경우 지방주도 성장이라는 정부 국정운영 기조에도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李 대통령, 대구·경북 언급 안한 ‘전략적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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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은 전체 시군 23곳 중 15곳에 달하는 지자체가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된 전국 최대 인구위기 지역입니다. 이들 15개 시·군의 지난해 예산을 합치면 약 12조 원(본예산 기준)입니다. 인구는 빠르게 줄어드는 데 12조 원에 달하는 예산이 각 시군구에 효율성 없이 조각예산으로 집행되고 있습니다.

인구는 줄어드는 데 행정 단위는 그대로인 ‘고정비 국가’ 구조가 고착되어 있는 것입니다. 아래로부터의 주민 의견 수렴 없는 통합이라는 지적에도 절박한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앞에 응급처방이 절실한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통합을 거부하기는 어려운 실정인 것입니다.

통합 지연시 충남·대전에 국한…野, 책임론

주 부의장이 “광주·전남은 20조 원를 받고, 온갖 공기업을 이전하고 국책 사업을 유치하는 등 막대한 혜택을 챙겨갈텐데 요구 조건이 완벽히 충족되지 않는다고 우리가 밥상을 걷어차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선통합 후보완의 원칙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설사 통합이 지연되더라도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만 콕 짚어 언급한 것은 갈등의 초점을 이 지역 문제로 한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대전 도의회, 시의회의 반대로 행정통합이 무산됐다는 책임론을 앞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국민의힘의 발목잡기로 지방주도성장이 지연되는 사이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광주·전남이 실질적 성과를 낼 경우 다음 총선과 지선에서 행정통합 이슈는 더 폭발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는 행정통합이라는 바둑돌을 통해 정치 구도 자체를 재배치하려는 포석으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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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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