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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보검' 정찰총국, 한반도와 세계를 위협하는 복합 범죄 조직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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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정보기관 넘어선 '복합 위협체'...군사·사이버·테러 아우르는 지휘 체계
대남 공작 중추 7개국 편제...사이버 약탈로 정권 자금 조달
보편적 인권 유린과 안보 위협 결합
아시아투데이

미국 워싱턴 D.C.의 비정부기구(NGO)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 '정찰총국: 김정은 정권의 소중한 보검(Reconnaissance General Bureau. The Kim Regime's Precious Treasured Sword)' 표지./HRNK 보고서 캡처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 워싱턴 D.C.의 비정부기구(NGO)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북한의 핵심 공작 기관인 정찰총국(RGB)의 실체를 파헤친 보고서 '정찰총국: 김정은 정권의 소중한 보검(Reconnaissance General Bureau. The Kim Regime's Precious Treasured Sword)'을 23일(현지시간)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14년간 HRNK를 통해 8편의 보고서를 집필한 로버트 콜린스 선임 고문이 집필했다. 콜린스 고문은 37년간 미국 육군 및 육군 민간 공직에 몸담았으며 한미연합사령부 전략 담당관(Chief of Strategy) 등 한국 관련 보직으로 31년간 근무한 북한 안보 전문가다.

◇ 北 정찰총국, 단순 정보기관 넘어선 '전방위 복합 위협 실체'

보고서는 서론에서 정찰총국을 한국 국가정보원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같은 전통적 의미의 정보기관과 구별되는 조직으로 정의한다. 단순 정보 수집 기관이 아니라 군사 정찰·특수작전·사이버전·첩보 활동·심리전·대남 공작 기능이 단일 지휘 체계 아래 결합된 기구라는 것이다.

콜린스 고문은 "정찰총국이 정찰 부대이자 전투 부대·사이버전 그룹·첩보국·범죄 기업·테러 조직·혁명 공작체"라며 이 같은 다층적 성격이 북한 체제의 전략 목표와 직결된다고 분석했다.

이 조직은 북한 국무위원회(SAC) 직속 기관으로 최고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1호 보고 단위'로 이를 통해 정치·군사 전략의 핵심 실행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김정은은 2015년 제1차 정찰일꾼대회에서 이들을 '당의 귀중한 보배'라고 칭송했으며 특히 사이버 해커들을 정권의 '소중한 보검(precious treasured sword)'이라고 명명하며 각별한 신뢰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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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대표가 2024년 3월 3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워싱턴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서 진행된 한미연합회(AKUS) 워싱턴 지부 주최 강연회에서 연설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美 북한인권위 보고서가 밝힌 정찰총국의 태동과 임무 및 공작 전술

보고서는 총 11개 장으로 구성됐다. △ 정찰총국의 기원과 역사적 배경 △ 임무와 조직 구조 △ 대남 도발 유형 △ 사이버전 역량 △ 한미동맹 표적 활동 △ 훈련·교육 체계 △ 지도부 △ 국제 제재·사법 조치 △ 인권 영향 △ 전망 등이 포함됐다.

특히 보고서는 '역사적 배경' 장에서 정찰총국 창설 이전 북한 정보기관의 변천 과정을 추적하며 소련군 점령기 보안국에서 시작된 대남 중심 정보 전략이 여러 차례의 재편을 거쳐 정찰총국으로 통합됐다고 설명한다.

◇ 정찰총국 조직, 대남·해외·사이버·대화를 망라한 7개국 체계

정찰총국은 2009년 2월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노동당 작전부·35호실 등을 통합해 설립됐고, 현재 6개의 주요 부서와와 후방 지원 성격의 제7국이 유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제1국(작전국·Operations Bureau)은 과거 노동당 작전부의 기능을 계승해 침투 요원 교육·침투 경로 개발·대남 테러 작전 등을 담당한다.

제2국(정찰국·Reconnaissance Bureau)은 군사적 성격의 정보 수집을 담당하며 비무장지대(DMZ) 및 동·서해안에 배치된 정찰 대대와 특수 부대를 관리한다.

제3국(해외정보국·Foreign Intelligence Bureau)은 과거 35호실 업무를 계승해 해외 정보 수집·간첩 파견·국제적 테러를 총괄하고, 미국·일본·중국·유럽·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거점을 두고 활동한다.

제4국(대남대화국·Inter-Korean Dialogue management)은 남북 대화의 관리와 실무 지원을 총괄하는 부서로 남북 회담 지원 및 기술 개발, 남북 회담 관리, 남북 군사 회담의 정책 수립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남북 장성급 군사 회담의 전략 개발과 회담 내용 모니터링을 담당하며, 대남 군사 전략 수립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제5국(기술정찰국·Technical Reconnaissance Bureau)은 사이버 테러와 해킹·통신 감청 등을 전담하는 사이버 전쟁의 핵심 기지다.

제6국(기술국·Technology Bureau)은 기술 지원·무선 통신 방해·정보 암호 해독을, 제7국(후방지원국·Rear Services)은 군수 보급 업무를 각각 담당한다.

보고서는 정찰총국이 육상·해상·공중·사이버 영역을 포괄하는 다영역 작전 수행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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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22년 3월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3월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 옆으로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왼쪽)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조선중앙통신=연합



◇ 정권 생존과 적화통일을 위한 궁극적 도구, 대남 도발 전략

보고서는 북한 정권의 근본적인 전략적 목표가 '정권 생존'이라고 명시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HRNK 대표는 북한 정권이 대한민국의 존재와 번영을 정권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관점에서 장기적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한반도를 북한 통제하에 통일하는 것이며 정찰총국은 이를 위한 침투·전복·교란의 궁극적인 도구로 활용돼 왔다.

보고서는 RGB 및 전신 조직들의 대남 도발을 암살·공중 도발·해상 침투·납치·첩보·DMZ 터널 활동 등으로 분류한다. 냉전기에는 무장 침투와 테러 중심 전략이 두드러졌으나 21세기 들어 사이버전과 비대칭 수단이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정찰총국과 그 전신들이 자행한 주요 도발 사례는△ 1968년 청와대 습격(1·21 사태), 1983년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1987년 대한항공 858편 폭파, 2017년 김정남 암살 등 암살 및 테러 △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 2010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전 등 군사 도발 △ 한국전쟁 후 3824명의 대한민국 국민 납치 등으로 이는 국제 인권법상 중대한 위반 행위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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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찰총국의 해커 조직 라자루스그룹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엑스'와 온라인 카지노·베팅 플랫폼 '스테이크닷컴(Stake.com)'에서 탈취한 암호화폐를 자금 세탁용 암호화폐 주소로 전송하는 이미지./엘립틱 보고서 캡처



◇ 정찰총국 해커 조직, 사이버 공간의 '보검'...글로벌 금융 위협의 중추로 진화

'사이버전' 장은 보고서의 핵심 분석 부서다. 보고서는 해킹·정보 탈취·금융 공격·가상화폐 절취·랜섬웨어 작전 등을 RGB의 주요 비대칭 수단으로 제시한다. 정찰총국은 사이버 공간을 제5의 전쟁 영역으로 삼아 위협을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전사는 약 5900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정찰총국 내 '라자루스그룹(Lazarus Group)' '안다리엘(Andariel)' '블루노로프(Bluenoroff)' 등은 전 세계 금융기관과 암호화폐 거래소를 공격해 대규모 자금을 탈취한다. 2022년에만 약 17억달러의 가상화폐를 훔친 것으로 보고됐다.

이렇게 탈취한 자금은 대북 제재를 우회해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직접 투입되고 있다.

최근 정찰총국 요원들이 러시아 사이버 범죄자들과 협력해 공동의 가상화폐 탈취 및 첩보 작전을 수행하는 정황이 포착돼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정찰총국이 기존 육·해·공 작전 영역에서 사이버 영역으로 활동 범위를 확장하며 21세기형 혼합전(hybrid warfare)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콜린스 고문은 정찰총국이 과거의 물리적 침투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사이버·정보전 중심 구조로 진화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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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정보기술(IT) 인력을 해외 기업에 불법적으로 취업시키는 방법을 설명한 미국 재무부의 자료./미 재무부 홈페이지 캡처



◇ 한미동맹 와해 시도와 보편적 인권 유린의 '안보-인권 넥서스(nexus·연결고리)'

보고서는 정찰총국이 한국군 및 미군 관련 정보 수집, 네트워크 침투, 군사 기밀 탈취 시도를 지속해 왔다고 분석한다. 사이버전이 군사 균형을 교란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 해킹을 넘어 동맹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정찰총국의 사이버 활동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제17조가 보장하는 사생활 보호 권리는 자의적이거나 불법적인 간섭으로부터 개인의 통신과 개인정보를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9조는 표현의 자유, 즉 정보와 의견을 찾고, 전달하며 공유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해킹·감청·온라인 정보 교란 등 사이버 작전이 이러한 권리와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사이버 범죄 및 불법 금융 활동으로 확보된 수익이 주민 생활 개선 대신 무기 개발과 특권층 유지에 집중될 경우 이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ESCR)의 취지와 배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CESCR은 국가가 주민의 적정 생활 수준·식량·보건·교육 등 사회권 증진을 위해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한다. 보고서는 불법 수익의 사용 구조가 이러한 국제적 의무와 긴장 관계에 놓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암살과 테러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생명권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보고서는 "대한항공 858편 폭파·암살·납치·유괴 등 행위가 생명권 및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조지 허치슨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정찰총국이 단순한 정보기관이 아니라 김씨 정권이 국경 너머로 억압을 수출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들의 작전은 보편적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 보고서 경고 "정찰총국, '지역 위협' 넘어 '글로벌 위협'"

보고서는 정찰총국 지도부 변천과 주요 인물·지휘 구조를 별도 장으로 다뤘다. 또한 해커 및 특수요원 양성 과정, 기술 인재 선발, 군사·언어·심리전 교육 체계를 분석하며 북한이 조기 선발과 전문 교육을 결합한 인력 육성 모델을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재·사법 조치' 장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제재·기소·체포 사례가 정리됐다. 보고서는 정찰총국 관련 인물과 조직이 금융 제재 및 형사 기소 대상이 돼 왔다고 설명한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정찰총국은 한반도 차원을 넘어선 '글로벌 위협'으로 규정했다. 콜린스 고문은 정찰총국이 사이버전·해외 공작·기술 기반 비대칭 작전을 결합해 활동 범위를 확장하고 있으며 향후 드론(UAV) 및 정보·정찰 기술과 결합된 작전 양상이 더욱 복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HRNK는 "이번 보고서가 정찰총국의 비밀 작전과 그 범죄적 영향을 분석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며 정책 결정자·연구자·안보 전문가들에게 보고서 활용을 권고했다.

HRNK는 이번 보고서 발간을 기념해 이날 스칼라튜 대표의 사회로 저자 콜린스 고문과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정치경제 석좌·전인범 특수전 사령관·허친슨 교수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보고서는 HRNK 웹사이트(https://www.hrnk.org/)에서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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