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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 킴 개인전 ‘고요의 층 : 글라스 시리즈’, 스텔라갤러리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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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잔을 반복해 그리는 행위는 제작이라기보다 수행에 가깝다. 동서양의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온 엘라 킴이 신작 개인전 ‘고요의 층 : 글라스 시리즈’를 오는 3월 25일부터 4월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49길 17에 위치한 스텔라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Glass Series’의 확장된 서사로, <흑연이 기록한 하루>, <흰 숨>, <흑연처럼 남은 하루 - 잔의 숲> 등 신작 35여 점을 공개한다. 사물로서의 ‘잔’을 넘어, 존재와 관계, 시간의 층위를 탐구하는 작업들이 중심을 이룬다.

■ 사물이 아닌 ‘관계’로서의 잔
엘라 킴의 화면 위에서 잔은 더 이상 단순한 기물이 아니다. 유리는 투명하지만 완전히 비어 있지 않다. 빛을 통과시키며 왜곡하고, 겹쳐지며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 겹침의 구조를 ‘연(緣)’에 빗댄다. 하나의 잔은 홀로 존재하지 않고, 옆의 잔과 만나 그림자를 만들며 공기와 시간 속에서 비로소 드러난다. 존재는 언제나 관계 속에서만 드러난다는 인식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두드러지는 매체적 요소는 ‘흑연’이다. 선명하지 않지만 쉽게 지워지지 않는 기억처럼, 흑연은 빛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며 겹쳐질수록 깊이를 더한다. 물감 아래에는 이전의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위에 또 다른 층이 덧입혀진다. 완성된 형태 역시 사라짐을 전제한 상태로 존재한다.

작가는 “잔을 그리고 또 그리는 반복은 수행에 가깝다. 하루를 견디고 받아들이고, 비우고 다시 채우는 과정이다. 화면 위에서 무상을 경험한다”고 밝혔다.

■ ‘비어 있음’의 밀도를 쌓다
겉으로 비어 있는 듯한 컵 안에는 기다림과 온기, 침묵이 담겨 있다. 말하지 못한 마음, 사라질 것 같던 숨, 형태 없이 스쳐간 감정은 화면 위에서 층이 되어 축적된다. 개별의 하루가 쌓여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그 풍경이 곧 ‘고요의 층’을 형성한다.

엘라 킴의 Glass Series는 사물의 재현을 지향하지 않는다. 시간의 축적과 비어 있음의 밀도, 그리고 ‘공(空)’의 개념을 물성과 레이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가깝다. 쌓는다는 것은 소유가 아니라 흘려보내는 연습이며, 붙잡음이 아니라 바라봄의 태도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시는 주 4일 운영되며, 일·월·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 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 30분까지다.

고요 속에 펼쳐진 잔들은 하나의 숲을 이루고, 관람객은 그 숲 안에서 잠시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번 전시는 삶을 수행하듯 겹겹이 쌓아가는 방식에 대한 조용한 질문이자, ‘아무것도 아닌 나’로 돌아가기 위한 하나의 호흡을 제안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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