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24 ⓒ 뉴스1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당청 엇박자 논란’에 대해 “당은 당의 일을, 청은 청의 일을 잘하면 된다”며 “대통령은 뒷전이 된 일이 없고, 그렇게 느낀 적도 없다”고 직접 봉합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수차례 의지를 밝혔던 충남·대전 행정통합특별법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것을 두고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례적으로 이틀째 ‘당청일체’ 메시지를 발산한 것.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추진한 조국혁신당 합당 무산 이후 이른바 ‘뉴이재명’이라 불리는 이 대통령 지지층이 급부상하며 신(新) 주류와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이 중심이 된 구(舊) 주류와의 갈등이 위험 수위에 이르자 정권 초 이례적인 여권 분열을 막기 위해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여권 분열 우려에 李 이틀째 ‘통합’ 메시지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과도한 걱정을 ‘기우’라고 한다”면서 “민주당은 야당의 극한 투쟁 등 여러 장애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맡긴 일을 최선을 다해 잘하고 있다. 개혁 입법은 물론 정부 지원에도 부족함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정 대표에게 힘을 실은 것은 여권과 지지층 내부를 봉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민주당 재선 의원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 당내 갈등을 빨리 정리해야 하기에 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했다.
최근 여권 지지층은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 노선을 선호하는 이른바 ‘뉴이재명’과 친노·친문 중심의 구 주류 구도로 대립하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결집했던 민주당 지지층은 정 대표와 박찬대 의원이 맞붙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와 검찰 개혁 등 명청 갈등이 표면화된 뒤 이후 ‘개딸’ 대 ‘청래당’으로 분화됐고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거치며 분열이 가속화됐다. 특히 유튜버 김어준 씨와 유시민 작가 등이 합당에 반대하는 반청(반정청래) 성향의 친명(친이재명)계를 비판하면서 충돌이 격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유튜브에서 “이재명 대통령 집권한 지 1년도 안 된 시기에 대통령 이름을 내세워 ‘뉴’라는 단어를 붙이고 ‘올드’를 쳐내며 분열의 정치를 하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유시민(작가)·정청래(더불어민주당 대표)·조국 등을 모조리 반명(반이재명)으로 몰아세우는 것이 맞느냐”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잇따른 당청 관계 언급이 당을 향한 불만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점잖게 언급했지만 당이 그간 청와대와 보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 데 대한 뼈 있는 비판이자 더 잘하라는 의미 아니겠냐”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충남·대전 통합의 경우 정 대표와 가까운 일부 의원들이 뒤에서 반대한 것을 대통령이 모르지 않는다”고 했다.
● 여권 지지층간 갈등은 계속
이 대통령의 봉합 시도에도 지지층 간 대립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정 대표 지지층이 몰려 있는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건방진 ‘뉴이재명’은 이런 건 모른 척 안 들린 척하겠죠”라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대통령이 대놓고 민주당 때문에 돌아버리겠다고 말하겠느냐”며 “당근을 입에 물리고 채찍질하는 건데 해석이 안 되냐”는 글이 게시됐다. 친명계 한 의원은 “전당대회가 끝나야 당이나 지지층도 잠잠해지지 않겠는가”라며 “치열한 선거가 예상되는 만큼 감정싸움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청와대로 복귀한 뒤 처음으로 이날 민주당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권노갑·이용득 상임고문,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전 국회의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본연의 역할을 매우 잘해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고문단을 만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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