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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때 집 사줄게” 10년간 아들 월급 가져간 父…빚만 수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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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참고 사진 [123rf]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10년간 부모의 경제적 학대 속에서 월급을 빼앗기고 수천만원의 빚까지 떠안게 된 30대 직장인이 소송 끝에 7000만원을 돌려받았다. 이 사례는 최근 법무법인 이현을 통해 소개됐다.

대기업 협력사 직원인 강민수(가명·38)씨는 군 전역 후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첫 월급을 받기 전부터 아버지의 압박을 받았다. 과거 가족을 흉기로 위협할 만큼 폭력적이었던 아버지에게 강씨는 급여 통장과 현금카드를 모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네 돈은 내가 관리해 줄게. 나중에 집 한 채 마련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강씨가 매달 300만원이 넘는 급여를 받는 동안, 아버지는 외제차를 구입하고 자신의 식당 적자를 메우는 데 돈을 사용했다. 강씨에게 돌아온 것은 한 달 40만원의 용돈뿐이었다.

특히 아버지는 강씨의 어린 딸을 양육하겠다며 데려가 놓고, 제대로 돌보지 않아 아이는 질병에 걸렸다. 강씨가 반항하려 하면 “아이를 회사에 갖다 버리겠다”는 협박으로 딸을 통제 수단으로 삼았다.

결국 10년 가까이 참아온 강씨가 독립을 선언했을 때, 그가 손에 쥔 것은 집이 아니라 아버지가 몰래 그의 명의로 받아 둔 3000만원짜리 마이너스 대출 빚이었다.

법원 “아버지가 7000만원과 이자·소송비용 지급해야”
사건을 맡은 변호인은 그가 아버지에게 돈을 맡긴 행위를 소비임치계약으로 규정했다. 소비임치계약은 돈을 맡기되 상대방이 사용할 수는 있지만, 주인이 돌려달라고 하면 언제든 같은 액수로 반환해야 하는 계약이다.

변호인은 강씨의 급여 총액을 금융 자료로 특정한 뒤, 아버지가 주장하는 양육비나 대위변제 항목에 대해 엄격한 증거 제출을 요구했다. 아버지가 제출한 영수증 없는 지출 내역은 법원이 이를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또한 과거 폭행 녹취, 협박 문자, 손녀의 열악한 양육 상태 등을 증거로 제출해, 이 사건이 단순한 금전 거래가 아니라 공포에 의한 경제적 수탈임을 강조했다.

법원은 최종적으로 아버지가 강씨에게 7000만원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아버지가 항소했으나 항소심에서도 각하 결정이 내려졌으며, 소송비용 약 600만원까지 아버지에게 청구해 확정됐다.

부모와 계약서 쓰지 않았어도 ‘소비임치계약’ 성립
이번 사례는 장기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통제당한 개인이 법적 대응을 통해 권리를 회복한 사례로 평가된다.

법무법인 이현 측은 부모와 계약서를 쓰지 않았어도 ‘소비임치계약’이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급여가 통째로 이체된 내역과 통장, 카드를 부모가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묵시적 임치 계약의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또 부모가 그간 키워준 비용을 공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자녀가 부모에게 생활비를 주겠다는 명확한 약속이 없었다면, 부모가 마음대로 자녀의 돈을 생활비로 공제할 수 없다. 법원은 증거 없는 생활비 공제 주장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측은 “경제적 학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입증이 어렵다”며 “가족이라도 성인 자녀의 재산권은 보호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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