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수재단준비위원회는 변 하사 기일을 사흘 앞둔 지난 24일 ‘변희수 하사 5주기 추모 행사: 다시 길을 내다’를 열었다. |
성확정 수술 이유로 ‘강제 전역’
외로웠던 싸움의 흔적, 깊은 울림
“기갑의 돌파력으로 다시 길을 내
변희수재단이 사회 지지망 되길”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 북카페에서 가수 이하이의 노래 ‘한숨’이 나왔다. 성확정(성전환) 수술을 이유로 육군에서 강제 전역당한 뒤 재판 과정에서 목숨을 끊은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는 의미였다. 이 노래를 추천한 A씨는 “실제로 만나본 적이 없어서 당신의 고통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다만 변 하사가 남긴 모습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변희수재단준비위원회는 변 하사 기일을 사흘 앞둔 지난 24일 ‘변희수 하사 5주기 추모 행사: 다시 길을 내다’를 열었다.
변 하사는 2019년 휴가 중 성확정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육군에서 강제 전역을 당했다. 여군으로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다며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냈다. 하지만 2021년 3월3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기일은 2월27일로 추정됐다.
사회를 맡은 방혜린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5년이 지나는 동안 변 하사를 전역시킨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았고 국가 책임도 인정받았다”며 “변 하사가 남긴 흔적들이 우리의 용기가 돼 내일을 꿈꾸는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에서 청소년 시절 변 하사를 지원했던 송지은 변호사는 “희수가 하고 싶은 걸 충분히 탐색하고 시도하는 것만으로 응원받고, 안전하게 실패할 수 있는 공간과 자원이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며 “스무 살이 되자마자 성별 확정을 위해 법원 문턱부터 넘는 이들에게는 더 많은 시간과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 하사와 일면식도 없지만 추모의 마음을 보태러 온 시민들도 있었다. 최근 군에서 전역한 성소수자 재훈씨(활동명)는 “군에서 퀴어 혐오와 수직적 문화를 경험하면서 변 하사가 겪었을 상황이 더 잘 이해가 돼 혼자 오게 됐다”고 했다. 그는 “변 하사가 직속 상관에게 수술을 위한 휴가를 승인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대화를 했을지 눈에 그려진다”며 “변 하사가 어떤 취미와 꿈을 갖고 있었는지 알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B씨는 “변 하사의 용기처럼 우리가 차별과 혐오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변희수재단준비위 측이 낸 ‘법인설립허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2024년 5월 변희수재단준비위가 신청 서류를 제출한 뒤 이날까지도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재단준비위 공동대표인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올해는 트랜스젠더의 생활비뿐 아니라 사회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가겠다”며 “희수가 ‘기갑의 돌파력으로 차별을 없애버리겠다’고 했던 것처럼 사회를 변화시킬 힘을 함께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도 “변희수재단이 준비위가 아닌 재단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사회 지지망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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