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메르츠 취임후 첫 방중…시진핑·리창과 회담
"믿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계 발전" 강조
폭스바겐·BMW·지멘스...30여명 대기업 총수 동행
AI등 첨단 과기 협력에 '관심'...유니트리 방문
대규모 경제 사절단과 함께 중국을 찾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5일(현지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양국간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지난해 5월 집권한 보수 성향의 메르츠 총리는 그동안 중국과의 디리스킹(위험 회피) 전략을 취해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공세로 국제 무역 질서를 뒤흔들자,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메르츠 "中과 믿을 수 있는 경제협력 관계로 발전하길"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 메르츠 총리는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중국 국영중앙(CC)TV는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메르츠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더 심도 있게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독일은 중국과 조율을 강화하고 자유무역을 견지하고 보호주의에 반대하길 바란다"며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신뢰할만한 지속가능한 경제·무역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양국의 이익은 물론, 세계 안정과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기를 희망한다"며 "독일이 적극적이고 실용적인 대중국 정책을 실행해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에 앞서 가진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에서도 "독일은 중국과 경제 교류를 긴밀하게 유지·심화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면서도 "중국이 공정한 협력과 열린 소통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독일 매체 도이치 밸레는 "메르츠 총리가 이번 방중에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 심화와 중국 의존도 감소라는 두 과제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중·독 경제 관계 안정의 중요한 관문이자, 독일이 경쟁·안보·협력 사이에서 중국과 '적절한 균형'을 모색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메르츠 총리는 출국 전 베를린 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른바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잘못된 것으로, 스스로를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중국과 '균형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공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길 바란다"고도 덧붙인 바 있다.
25일 독일 매체 도이치 밸레는 "메르츠 총리가 이번 방중에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 심화와 중국 의존도 감소라는 두 과제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중·독 경제 관계 안정의 중요한 관문이자, 독일이 경쟁 안보 협력 사이에서 중국과 '적절한 균형'을 모색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폭스바겐·BMW·지멘스...30명 대기업 총수 동행
지난해 양국간 교역액은 약 2500억 유로에 달하며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독일의 최대 무역파트너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해 독일의 대중 무역적자는 큰 폭 늘어난 900억 유로로 사상 최대치였다. 독일의 대중국 수출은 급감한 반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크게 증가한 탓이다. 독일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기업 보조금과 인위적으로 절하 위안화 가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메르츠 총리가 방중기간 중국과의 경제 협력 강화에 중점을 두면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무역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배경이다. 독일은 그동안 중국의 과잉생산, 광물 등 수출통제, 시장접근 제한으로 인한 경쟁 왜곡 등의 시정을 요구해왔다.
다만 양국간 무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독일 기업들은 중국내 비즈니스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주중 독일 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6%가 중국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해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츠 총리의 이번 방중 경제사절단에도 폭스바겐, BMW, 지멘스, 바이엘, 아디다스, 메르세데스-벤츠, DHL, 코메르츠방크 등 대기업 수장 약 30명이 포함됐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이처럼 치밀하게 해외 방문을 준비한 적이 없었다"고 표현했다.
AI등 첨단 과기 협력에 '관심'...유니트리 방문
특히 메르츠 총리가 중점을 둔 분야는 과학기술 협력이다. 방중 이튿날인 26일 메르츠 총리는 항저우로 날아가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기업 유니트리도 방문한다. 독일은 전통 제조업 강국이지만 고급 제조업 분야에서는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펑중핑 중국 사회과학원 유럽연구소소장은 CCTV를 통해 "독일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보다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특히 신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압력을 받는 독일은 중국과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AI) 및 신기술 혁신 분야에서 발전에 속도를 내길 바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유럽연합(EU)의 리더인 독일과 중국과의 관계는 사실상 EU와 중국간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EU가 트럼프 2기와 마찰을 빚는 가운데, 메르츠 총리의 이번 방중이 EU의 대중국 정책이 실용적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진단이다.
중국 관영 언론도 메르츠 총리의 방중이 양국 관계는 물론 중국과 EU간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5일 사평에서 "메르츠 독일 총리의 첫 방중은 "중·EU 관계의 '안정의 닻(穩定錨)' 역할을 하고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줄 것"이라며 "이는 양국 관계 재설정의 중요한 신호이자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중·유럽 관계를 재조정하는 의미 있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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