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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 번째' 임기 언급한 트럼프, 거짓말과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국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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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헌법 상 불가능한 세 번째 대통령 임기 가능성을 또 언급했다. 그는 국가별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연방대법원으로부터 불법 판결을 받았음에도 미국 국민들의 세금을 관세로 대체하겠다는 허위 주장을 하기도 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미 의회의사당에서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건강보험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두 번째 임기 첫해에 트럼프 RX 웹사이트를 만들 계획인데, 원래는 세 번째 임기가 되어야 하지만"이라며 "이상한 일도 벌어진다"라고 말했다.

약간의 농담을 섞은 발언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바 있다. 지난해 8월 5일 미국 방송 CNBC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3선에 도전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이후 사회자의 질문을 막아서며 "다시 출마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30일 백악관에서 미 상하원 인사들과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를 막기 위한 협상 자리에 'TRUMP 2028'이라는 문구가 쓰인 모자를 책상에 올려두며 3선 도전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24일에는 1기 정부 때 백악관 수석 전략보좌관을 지냈던 스티브 배넌이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선을 위한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대법원의 상호 관세 불법 판결 이후에도 관세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연설에 참석한 4명의 대법관들을 바라보며 관세 불법 판결이 "실망스럽고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처럼 외국이 부담하는 관세가 현대의 소득세 제도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재정적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관세 부과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이러한 주장이 거짓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미 방송 CNN은 "실제로 관세는 외국이 아닌 미국 수입업체가 부담하며, 이들 수입업체는 종종 그 비용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라며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2월에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서 "관세로 인한 경제적 부담의 거의 90%가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초당파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연방 의회예산국(CBO) 역시 2월 보고서에서 "관세의 순 효과는 미국 소비자 물가가 국내에서 부담하는 관세 비용의 전액(95%)만큼 인상되는 것"이라고 말해 관세로 인해 미국 물가가 올랐다고 밝혔다.

관세가 소득세를 대체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현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AP> 통신은 "트럼프 정부 이후 관세 수입은 전년도 770억 달러에서 1950억 달러로 늘어났다"라면서도 "하지만 수입 관세는 연방 세입의 4%에도 미치지 못했다. 소득세와 급여세가 전체 세입의 84%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CBO의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인해 10년간 3조 달러, 즉 연간 300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에 대해 <AP> 통신은 "기업과 부유층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4조 7000억 달러 규모의 감세 정책(추가 금리 인하 포함)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라고 짚었다.

관세를 무기로 한국과 일본 등에 투자를 강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12개월 동안 전 세계에서 18조 달러 이상의 투자 유치 약속을 확보했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CNN은 "허위 주장을 반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당일 기준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주요 투자 발표' 금액은 9조 7000억 달러"라며 "이마저도 크게 과장된 수치"라고 전했다.

방송은 지난해 10월 해당 금액 안에는 미국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양자 무역'이나 '경제 교류'에 관한 약속, 투자 약속이라고 부르기에도 부족한 모호한 발언들을 수조 달러에 포함시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미 연방대법원이 판결 이후 '글로벌 관세' 세율을 10% 적용하겠다고 했다가 다음날인 21일 이를 15%로 올리겠다고 했는데 실제 10% 인상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다.

통신은 "백악관은 대통령이 관세를 15%로 고정하는 수정 행정명령에 언제 서명할 것인지에 대한 문의에 즉시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프레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회의사당 하원 회의장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두 번째 임기 첫 번째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왼쪽에는 J.D. 밴스 부통령,오른쪽은 마이크 존슨(공화당) 하원의장.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중동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시키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란)과 협상 중이다. 그들은 협상을 원하지만 우리는 '핵무기를 절대 보유하지 않겠다'는, 우리가 정말 원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한 평화를 이룰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위협이 있다면, 필요하다면 언제든 주저 없이 맞설 것"이라며 "어떤 나라도 미국의 결의를 의심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P> 통신은 "일련의 협상 과정에서 이란 관리들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인 목적이며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며 이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의 본인 계정에 "이란은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이란 국민은 평화적인 핵 기술의 혜택을 우리 국민을 위해 활용할 권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게재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이 역대 대통령의 국정연설 중 최장 시간으로 기록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2000년 국정연설이 1시간 28분으로 역대 최장시간 기록을 가지고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1시간 48분 동안 연설을 진행하면서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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