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 중이던 문지석 부장검사에게 무혐의 처분 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안권섭 상설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라고 부하에게 압력을 가한 의혹을 받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사건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가 "내가 쿠팡 측과 유착됐다는 증거가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남은 수사 기간 문지석 검사에 대한 무고죄를 철저히 수사해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엄 검사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상설) 특검 측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했고 특검은 통화 내역과 문자, 카카오톡 내역, 브라우저 기록 등을 모두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엄 검사는 특검이 수사 중인 자신의 혐의가 '신가현 검사와 문 검사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직권남용죄에 있어 공무원의 '불순한 동기'가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며 "제가 개인적 이익이나 다른 불순한 동기로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어야 비로소 직권 남용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막바지 단계에 이른 지금 특검팀은 제가 쿠팡 측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다른 불순한 동기가 없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시의 주임검사였던 신 검사가 사건을 배당받아 검토한 뒤 무혐의 의견을 갖고 있었던 정황이 특검 수사 결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신 검사에 대한 수사권 방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엄 검사는 자신이 수사 무마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한 문 검사를 상대로도 직권을 남용해 수사권을 방해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문 검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엄 검사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전 부천지청 차장검사)가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하며 의혹이 불거졌다.
문 검사는 엄 검사가 쿠팡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무시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대검찰청 보고서에 첨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엄 검사가 신 검사와 개별 면담을 하며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엄 검사는 "지난해 3월 5일 문 검사의 의견을 듣기 위해 김 검사와 3자 회의를 했고, 3월 6일 문 검사가 제게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를 검토해야 한다는 카톡을 보냈다"며 "4월 22일 최종 보고서에는 근로기준법 성립 여부 검토가 추가 기재됐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의 수사 방향에 대해선 "저나 김 검사가 문 검사의 추가 수사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혐의 종결한 것을 두고 수사권을 방해했다는 식의 구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범죄사실은 저와 김 검사가 절차적 하자없이 사건을 처리했더라도 단지 문 검사의 의견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 된다는 부당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엄 검사는 "남은 수사 기간 문 검사에 대한 무고죄를 철저히 수사해 명확히 밝혀주시기를 바란다"고 특검팀에 요청했다.
한편 특검팀은 오는 26일 문 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엄 검사 등의 진술과 배치되는 주장에 대해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특검팀은 내달 5일 수사를 종료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주경제=박종호 기자 jjongho091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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