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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외 파견? 사표 쓸게요"...해외건설 2조달러 시대, 젊은인력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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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 수주 현황/그래픽=이지혜


#K건설 해외사업부에서 근무하던 A씨는 최근 사표를 냈다. 2년간 중동 현장을 다녀온 뒤 본사로 복귀했지만 6개월 만에 다시 해외 파견 통보를 받게 되면서 퇴사를 결심했다. 그는 "해외 근무가 보람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 회사에 계속 다니면 결혼 후에도 해외를 전전하게 될 것 같았다"며 "국내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고 말했다.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이 2조달러 시대를 향해 가고 있지만 해외 현장 인력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특히 젊은 인력들이 해외 근무를 기피하면서 수주 확대와 인력 축소의 구조적 모순이 빠르게 심화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해외 파견 인력은 2013년 2만5441명에서 2023년 1만205명으로 10년 새 약 60% 감소했다. 이어 최근 3년간도 1만명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 규모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이를 수행할 인력은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건설 수주는 4년 연속 증가세다. 2025년 수주액은 472.7억달러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2022년 309.8억달러, 2023년 333.1억달러, 2024년 371.1억달러 등 상승 흐름도 탄탄하다. 다만 체코 원전 수주 영향으로 유럽 비중이 42.6%(201.6억달러)까지 확대됐지만 우리 건설 수주의 중심 축은 여전히 중동, 아세안 국가 등 아시아 지역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해외 수주 비중을 보면 중동이 25.1%(118.8억달러), 아시아가 13.6%(64억달러)를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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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 인력 해외 진출 현황/그래픽=윤선정


건설업계는 최근 유럽의 일부 대형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상시 공사가 많은 지역은 여전히 중동과 동남아라고 설명한다. 이들 지역 공사현장은 기온이 높고 도심과 떨어진 외곽·사막 지역 등 생활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편이다. 이에 젊은 기술 인력들이 해당 지역 장기 근무를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인력난의 체감도는 기업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봉과 복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위권 대형 건설사는 그나마 인력 수급에 여력이 있지만 중견·중소 건설사일수록 젊은 인력 확보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인력 확보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근무 환경의 격차"라며 "국내 대비 열악한 생활 여건과 가족과의 단절을 보상할 만큼 확실한 유인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일수록 워라밸과 정주 여건을 중시하다 보니 해외 파견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해외 건설 현장 근로자에 대해 국외근로소득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한편 주택 청약 특별공급과 같은 인센티브도 제공 중이다. 아울러 인재 풀을 늘려나가기 위해 해외건설 전문인력 양성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세제·주거 지원만으로는 구조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편 고질적인 인력난이 수주 확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흘러나온다. 해외현장 기피에 따른 인력기반 약화는 우리 건설기업의 해외 경쟁력 약화로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건설 2조달러 시대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누가 나서서 일하겠냐'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며 "근무 여건 개선과 교육비·차량 지원, 가족 동반 근무 제도화 등 실질적인 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인력난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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