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0·2세 때 논밭 600평을 매매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농지 투기인지 조사해야 한다”며 공세에 나섰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명백한 가짜뉴스이자 악의적 정치공세”라고 즉각 반박했고, 당사자인 정 구청장도 “투기 운운 자체가 넌센스”라며 맞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농지 투기’ 근절 주문이 서울시장 선거 정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김재섭 “0·2세 때 600평 매매…대통령이 말한 투기꾼 아니냐”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이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는 투기’라고 못 박았다”며 “이참에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전수조사 1호 대상자로 지정하라”고 썼다. 그는 관보·등기부등본 등을 근거로 “정 구청장은 걸음마도 떼기 전인 0세와 2세 때 각각 논과 밭 600평을 매매했다”며 “공식 자료로만 보면 57년 경력의 영농인이거나, 이 대통령이 말한 ‘투기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갓난아이였던 정원오가 호미를 들었을 리 만무하고, 보좌관과 구청장으로 보낸 지난 수십 년 세월 동안 직접 흙을 일궜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직접 또는 위탁해 실제로 농사를 지었는지, 아니면 농지를 사고 농사를 짓는 척하는 ‘투기꾼’인지 전수조사를 통해 가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 구청장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농지 매각으로 그칠 게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농사짓는다고 사서 방치해 놓은 것은 강제 매각 명령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재차 상기시켰다.
채현일 “1960년대 취득 농지, 자경 의무 소급 안 돼”
김 의원의 공격에 채 의원이 즉각 엄호에 나섰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후보군 가운데 정 구청장을 공개 지지하며 행보를 함께하고 있다. 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의원 주장을 “명백한 가짜뉴스이자 악의적 정치공세”라고 규정하며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은 물론, 법안의 기본 법리조차 파악하지 못한 무지한 공세”라고 비판했다.
채 의원은 “농지법 제23조는 ‘선거에 따른 공직 취임’을 농지 임대차 및 위탁 경영의 명확한 예외 사유로 규정한다”며 “선출직 구청장 재임 기간에 직접 흙을 일구지 않았다고 해서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토지의 성격에 대해서는 “조부모와 부모가 직접 농사를 짓기 위해 매입한 600평 남짓 소규모 토지를 당시 가문의 관습에 따라 장손인 정 구청장 명의로 등록해 둔 것”이라며 “갓난아기가 단기 차익을 노리고 투기를 기획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진입로조차 없는 ‘맹지’이자 ‘다랭이논’으로, 1990년대 초부터 사실상 황무지 상태로 방치됐고,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사려는 사람조차 없어 팔지도 못하고 있다”며 “물리적으로 농사를 짓기 어려운 버려진 땅을 두고 ‘농사를 짓는 척하는 투기꾼’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현장 한 번 가보지 않고 내지르는 전형적인 묻지마 정치공세”라고 맞받았다.
정원오 “조부모가 장손 명의로 산 농지…법적 문제 없다”
정 구청장도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대통령의 농지 투기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저에 대한 함량 미달 정치 공세 소재로 이용한 것에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농지는 조부모께서 제가 태어났을 때쯤인 1968년과 1970년에 농사를 짓기 위해 매입한 땅으로, 장손인 제 명의로 등록한 소규모 토지”라며 “부모님이 쭉 농사를 지어온 곳”이라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1990년대부터 도로가 없어 농기계도 들어가지 못하는 ‘맹지’가 되면서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지법(1994년 제정)이 만들어지기 전의 일로, 1996년 이전 취득 농지는 처분 의무나 소유 제한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며 “간단한 사실관계만 확인해도 전혀 위법이 아니고, ‘투기’ 운운 자체가 넌센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농지도 투기 대상이 되고 있다”며 “농사를 안 짓는 농지는 전수조사하고, 농사짓는다고 사서 방치해 놓은 것은 매각·강제 매각 명령을 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김 의원은 이 발언을 근거로 정 구청장을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 소유자”에 대한 1호 조사 대상으로 지목했고, 민주당과 정 구청장은 “법 시행 이전 취득 농지까지 투기로 몰아가는 건 무리한 정치 공세”라고 맞서고 있다.
농지 투기 근절이라는 대통령 메시지가 서울시장 선거 구도와도 맞물리면서, 향후 정부가 예고한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유사 사례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창규 기자 ky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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