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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이 상처 핥았을 뿐인데…패혈증으로 사지 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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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의 애정 표현은 종종 위로가 된다. 하지만 몸에 상처가 있을 땐 주의해야 한다. 작은 상처를 개가 핥도록 방치하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영국에서 나왔다.

B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에 사는 50대 여성 만짓 상하(56)는 지난해 7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갑작스럽게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일요일 저녁 약국에서 퇴근 후 몸이 좋지 않다고 느낀 것이 시작이었다. 다음 날 아침, 남편이 발견했을 때 그녀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입술은 파랗게 변해 있었고 손과 발은 얼음처럼 차가웠으며, 호흡도 곤란했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만짓 상하 씨는 중환자실에서 여섯 차례 심정지를 겪었고, 의료진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녀는 무릎 아래 양쪽 다리와 양손을 모두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의료진이 추정한 원인은 놀라울 만큼 일상적이었다. 작은 베임이나 긁힌 상처를 반려견이 핥은 것이 패혈증의 시작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어떻게 24시간도 안 돼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토요일에는 개와 놀고 있었고, 일요일에는 출근했는데, 월요일 밤에는 혼수상태에 빠졌으니까요”라고 남편 캄 상하(60)가 BBC에 말했다.

● 패혈증은 ‘중증 감염’ 아냐…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상태

패혈증은 단순한 감염이 아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이다. 감염에 대응해야 할 면역체계가 통제력을 잃고, 오히려 자신의 조직과 장기를 공격하면서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은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만짓 상하 씨의 경우도 불과 24시간 만에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혈액이 비정상적으로 응고되는 파종성 혈관내 응고(DIC)라는 희귀 합병증까지 발생했고, 장기 손상이 급격히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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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만짓 상하 씨의 몸에 난 작은 상처를 애완견이 핥은 후 치명적인 패혈증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녀는 결국 양손과 양발을 모두 잃었다.


전문가들은 패혈증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초기 증상을 놓치기 쉽다”라는 점을 꼽는다.

성인의 주요 경고 신호는 다음과 같다.
- 말이 어눌해지거나 의식이 혼탁해짐
- 극심한 오한 또는 심한 근육통
-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짐
- 피부가 얼룩지거나 창백·보라색으로 변함
- 손발이 비정상적으로 차가워짐

이 중 여러 증상이 짧은 시간 안에 동시에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개의 침이 위험한 이유?

일부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개 침에는 살균 효과가 있다”는 속설이 퍼져 있다. 그러나 의료계의 입장은 명확하다. 개와 고양이의 입속에는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는 다양한 세균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경우 문제 없이 지나가지만, △상처가 있을 때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일 때 △세균이 혈류로 침투할 경우 치명적인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패혈증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한 번 시작되면 의료진조차 경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국내 애견 인구 1500만 명 시대, 사람이 조심해야

만짓 상하는 병원에서 32주를 보낸 뒤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여러 차례의 심정지와 네 곳의 절단 수술 외에 비장 제거, 폐렴, 담석증까지 겪은 그녀는 현재 의족과 의수를 착용하고 다시 출근하는 것을 목표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한 이유는 분명하다.

“이건 특별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아주 작은 상처, 아주 사소한 순간이 인생을 바꿀 수 있어요. 패혈증은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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