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쿠팡 청문회, 무역법 301조 발동 전제? |
미국 연방하원 법사위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가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를 불러 7시간 동안 비공개 청문회를 진행한 가운데 이를 무역법 301조 발동과 연결 짓는 해석에 대해 신중론이 제기됐다.
손동후 미국 변호사는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청문회가 비공개로 진행된 배경과 무역법 301조 발동 가능성 등에 대해 “너무 비약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청문회가 공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미 하원에서 쿠팡 임시대표를 불렀다는 내용 자체가 크게 대중적인 이슈로 확산되고 있지는 않다”며 “비공개 증언으로 다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청문회를 주도한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소위 위원장의 성향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와 연관하려고 그렇게 쿠팡 대표를 부른 것 같다”면서도 “개개인 인사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럽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이 쿠팡 집단소송을 대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성향까지 파악하려면 활동이나 로비 여부까지 봐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비약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최대 관심사인 무역법 301조 발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전 절차라고 하긴 그렇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301조는 외국 정부의 정책이나 조치가 미국 기업에 대해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조사하고 필요하면 관세 등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라며 “한국 쿠팡에 대한 조사가 그런 취지로 들어간 건 전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절차와 관련해서는 “이해관계자나 기업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공식 청원을 제출할 수 있고, 접수 후 통상 45일 내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며 “아직 조사하겠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원 법사위 측이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통상 분야에서 옵션이 열려 있다고 하는 건 어떤 압박을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대체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백악관 선임비서관을 지낸 로버트 포터 쿠팡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가 청문회 이후 “한미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손 변호사는 일부 인사들의 발언이 “쿠팡에 대한 조사나 집단소송을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로 해석하려는 프레임이 보인다”면서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은 기업의 거버넌스가 우선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을 때 정당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소송이나 조사를 차별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디지털 통상 질서의 책임성을 악화시킨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이나 지도 반출 불허 문제를 두고 301조가 적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마 이야기를 한다면 그 부분일 것”이라면서도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은 특권이 아니라 합리적인 내부 통제와 정보보호 체계에 대한 신뢰가 전제될 때 정당화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도 반출 문제와 관련해 그는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며 쿠팡 사태를 계기로 재발 방지와 경영진 책임 명확화가 이뤄질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변호사는 “재발 방지를 위한 구조적 개선과 경영진 책임의 명확화를 통해 한미 정상 공동 팩트시트에서 언급된 데이터의 자유로운 국경 간 이동이 실질적으로 이행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가 추진 중인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법안이 쿠팡에 대한 차별로 해석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부 인사들이 불리한 조치로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특정 기업만을 겨냥한 입법이 아니라 사업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 정책으로 이해하고 있어 그렇게 확대해석하는 관점은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손 변호사는 현재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서 쿠팡을 상대로 계약 위반, 보안 관리 부실에 대한 과실, 부당이득 등을 이유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소장을 접수했고, 쿠팡을 대리하는 커클랜드앤엘리스와 절차를 협의하며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집단소송 특성상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절차를 통해 경영진 간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보안 시스템과 관련해 묵시적 계약 위반이나 관리 부실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기업 내부 자료이기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에 한해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롤드 로저스(가운데)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 회의장에 비공개 증언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워싱턴D.C./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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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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