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만 톤 롯데 NCC 중단해 공급과잉 해소⋯2028년 흑자 전환 목표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첫 사례인 '대산 1호 프로젝트'가 마침내 최종 승인됐다.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의 합병 및 대규모 설비 감축을 골자로 하는 이번 재편에 맞춰 정부는 최대 2조원의 금융 지원과 세제·규제 완화 등 총 2조1000억원 규모 이상의 맞춤형 패키지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체질을 개선해 2028년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부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23일 승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승인된 계획에 따라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은 분할을 거쳐 HD현대케미칼과 합병되며 설비를 통합 운영한다. 주주사인 두 회사는 신설법인에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해 지분구조를 5대 5로 재편한다. 산업부는 오는 9월경 신설 통합법인이 공식 출범하고 연내 본격적인 설비 감축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2조1000억원 규모 이상의 초밀착 패키지를 제공한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번 지원은 단순히 금액 규모가 초점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고민의 결과"라며 "부실기업을 연명시키는 워크아웃이 아니라 중국의 공격적 증설 등에 맞서 선제적으로 체질을 바꾸는 구조개편"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최대 1조 원의 신규 자금과 1조 원 규모의 영구채 전환을 돕고, 기존 협약채무 7조9000억원은 상환을 유예한다.
양 실장은 "기존 대출을 자본으로 인정받는 영구채로 전환함으로써 통합 법인의 부채비율 급증을 방어하는 것이 금융지원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세제 및 규제 문턱도 대폭 낮춘다.
구조변경 시 취득세 및 등록면허세를 75~100% 감면하는 한편 자산 매각 시 과세이연 기간을 확대(5년 거치 5년 분할납부)하고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를 100%로 늘려 기업의 세무 부담을 대폭 덜어준다. 신설법인이 흑자로 전환될 시 부과될 수 있는 투자·배당·상생협력 촉진 세제도 사업재편 종료 후 2년까지 50% 감면해 주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기존 120일에서 90일로 단축되며, 합병 완료 전이라도 조속한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동행위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복잡한 화학물질 등록 등 기존 인허가 역시 사업 동일성이 유지되면 별도 갱신 없이 승계하도록 해 인허가 재취득에 따른 공장 '셧다운(가동 중단)' 우려를 원천 차단했다.
유틸리티 및 원자재 원가 구조 개선에도 1000억원 이상을 지원해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대산 석화단지를 '분산에너지특구'로 지정해 한전 대비 4~5% 저렴한 전기를 공급(연간 약 100억원 절감 추산)하는 것에 더해 열 공급구역 중복 금지 규정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기업이 가장 저렴한 열 공급원을 선택할 수 있게 돕는다(연간 약 50억원 절감).
또한 저가의 직도입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범위를 넓히고(연간 약 70억원 절감), 수입 원유 및 납사에 대한 무관세(0%) 적용도 2026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고용 충격 최소화를 위해서는 지역의 산업 및 고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 요건을 완화하고,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며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지원도 패키지에 담겼다. 정부는 고부가 첨단소재 기술개발(R&D)에 260억원 이상을 지원한다. 나아가 중장기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해 7대 주력산업 연계 첨단소재 개발, AI 기반 소재 설계 및 공정 혁신, 바이오 기반 원료 전환 등 대규모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 대산 1호 프로젝트를 통해 대산산단 내 고질적인 공급과잉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3년 동안 110만톤 규모의 롯데케미칼 NCC와 수익성이 낮은 범용 다운스트림 설비 가동을 멈추고, 고효율 잔여 NCC 설비의 가동률이 80%에서 100%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특히 강력한 자구 노력의 결과로 2025년 430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재편 기간 종료 직후인 2028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대산 1호 승인을 마중물 삼아 여수, 울산 등 타 산단의 2·3호 프로젝트도 속도감 있게 이끌어낼 방침이다. 양 실장은 "현재 타 산단 기업들과도 치열하게 협의를 진행 중이며 순차적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또 구조개편 과정에서 파생될 수 있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3월 중 '화학산업 생태계 포럼'을 발족하고, 사업재편 이행의 제도적 기반이 될 석화특별법 시행령도 조속히 제정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열린 '사업재편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참석해 "대산 1호 프로젝트는 정부와 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해 도출한 첫 성과로,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구조개편은 모든 산단의 후속 프로젝트가 성사돼야 진정한 성공"이라며 "고용 및 중소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빈틈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투데이/세종=서병곤 기자 ( sbg121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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