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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넘기고 중국 멈추고…콜마비앤에이치, 몸집 줄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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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생산법인 영업 중단…화장품 자회사도 매각
'경영권 분쟁 승기' 윤상현 체제서 구조조정 본격화
비주력 사업 정리…건기식 ODM 전문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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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콜마비앤에이치가 최근 자회사를 잇따라 정리하며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중국법인 강소콜마를 철수하고 화장품 관련 자회사를 지주사에 넘기는 등 몸집을 줄이고 있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체제에 돌입하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적으로는 매출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건강기능식품 ODM 사업에 집중해 생명과학기업 전환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부실 도려내기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현지 법인 강소콜마의 영업을 중단했다. 강소콜마는 콜마비앤에이치가 2017년 중국 장쑤성에 설립한 현지법인이다. 2020년 국내 건기식 기업 최초로 중국 내 생산시설을 가동한 후 콜마비앤에이치의 대표 원료와 건기식을 생산해왔다. 강소콜마는 가동 첫해인 2020년 23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이듬해 매출이 3배 넘게 증가하는 등 사업 초기 중국 시장 확대의 발판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강소콜마는 설립 이후 단 한 해도 순이익 흑자를 내지 못했다. 강소콜마가 생산시설을 가동한 2020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기록한 순손실은 총 339억원에 달한다. 강소콜마는 2022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고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잠식 규모가 212억원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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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업계에서는 콜마비앤에이치가 사실상 중국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산둥성에 애터미와의 합작법인 연태콜마가 남아있지만 이곳에서는 애터미 제품만 생산하는 만큼 콜마비앤에이치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중국 현지 생산 기반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측은 중국 사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앞서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해 말 건기식 B2C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 콜마생활건강도 해산하기로 했다. 콜마생활건강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건기식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객사가 늘어나자 B2C 사업을 별도로 담당하도록 하기 위해 2020년 콜마비앤에이치가 설립한 회사다.

이와 함께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달 30일 마스크팩 생산 자회사 콜마스크 지분을 한국콜마에 203억원에 매각했다. 콜마스크는 2022년 콜마비앤에이치가 신성장동력으로 직접 인수한 마스크팩 제조 전문 자회사다. 또 건기식과 화장품 ODM 사업을 담당해온 에치앤지의 화장품 사업부문 역시 같은 날 콜마유엑스에 195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이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콜마비앤에이치는 사실상 화장품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분쟁 후 불어온 칼바람

콜마비앤에이치의 구조조정은 지난해 10월 콜마그룹 오너간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 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콜마그룹 오너일가는 지난해 5월부터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권을 두고 법적 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이 분쟁은 아직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윤상현 부회장이 완승을 거두면서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권을 얻는 데는 성공했다. 이 주총에서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과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각자대표로 선임되며 마무리됐다. 기존 윤여원 대표는 대외 사회공헌활동을 담당하는 것으로 역할이 크게 축소되면서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의사결정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로 한 것은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콜마비앤에이치는 팬데믹 특수로 2020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1092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4년 연속 줄어들었다. 2024년 영업이익(246억원)은 2020년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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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이승화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콜마비앤에이치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266억원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2020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지난해 매출액 역시 강소콜마 영업 중단과 콜마스크 매출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6156억원) 대비 6.6%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회사 매각 과정에서의 일회성 비용 탓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까지 했다. 윤 부회장이 경영권을 잡자마자 부실 자회사들에 칼을 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이번 구조조정으로 정리된 사업들이 대부분 윤여원 대표의 영향력이 컸던 곳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실적 개선 조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부회장 체제로 접어들면서 윤여원 대표가 추진했던 신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중국 생산시설과 화장품 사업은 윤여원 대표가 홀로서기에 앞서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 추진했던 사업들이다. 대표적으로 콜마스크의 경우 윤여원 대표가 2022년 직접 인수했던 회사로, 지난해 경영권 분쟁 당시 콜마비앤에이치가 성장 가능성의 근거로 내세웠던 곳이다.

생명과학기업으로

콜마비앤에이치는 사업 구조를 개편하면서 본격적으로 생명과학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 건기식 제조사를 넘어 기능성 원료와 제형 기술을 고도화해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사업으로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는 콜마홀딩스가 경영권 분쟁 당시부터 콜마비앤에이치의 새 방향으로 제시해온 청사진이기도 하다.

콜마비앤에이치는 해외 수주 확대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 26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글로벌 헬스케어 브랜드와 유통사를 중심으로 ODM 협업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중국의 경우 강소콜마가 영업을 중단하긴 했으나 사업을 계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에서 프리미엄 'K건기식'의 수요가 큰 만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강소콜마 영업 중단으로 현지 생산 기반을 잃은 중국 시장의 경우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국내 사업에서는 대형 고객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수익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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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비앤에이치 세종3공장. / 사진=콜마비앤에이치


다만 콜마비앤에이치가 이번 구조조정으로 감내해야 할 매출 공백도 적지 않다. 이번에 콜마비앤에이치가 손을 떼는 사업들을 모두 포함하면 연간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전체 매출액의 5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화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는 "구조 재편을 통해 사업 구조를 정비하고 중장기 도약을 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 ODM을 기반으로 기능성 원료와 제형 기술, 천연물 소재 연구 역량을 고도화해 생명과학기업으로의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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