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국정 책임자가 지방에 집을 산다면?[현장에서]

댓글0
서울 다주택자와의 신경전에서 우리가 잊은 것
'지방 경제·부동산은 여전히 추운 겨울'
靑·정부에서 여러 정책 내놓고 있지만…
'책임국정' 차원에서 지방 부동산 매입도 방법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20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였다. 시중금리는 낮았다. 은행 경영은 지금보다 팍팍했다. 예대마진으로 먹고사는 은행에 저금리는 ‘극한의 환경’이다. 그때 은행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주가도 빠졌다.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한 곳은 주가가 단돈 몇천원까지 내려갔다. ‘인기 없는 주식’이란 말이 실감났다.

이 무렵 몇몇 은행장은 ‘책임경영’을 내걸고 자사주를 샀다. 적게는 몇천만원, 많게는 몇억원어치였다. 보통 기업에서도 CEO가 자사주를 사며 메시지를 던진다.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약속이다. 말이 아니라 돈으로 보여준다.

코스피가 5000을 넘어 6000선까지 올라선 지금, 당시 선택은 결과적으로 탁월했다. 경영 역량과 별개로 투자 성적표만 놓고 보면 수백 퍼센트 수익률이었을 것이다. 짜장면 한 그릇 값으로 살 수 있던 그 은행 주식은 이제 탕수육 대자 정도는 너끈히 사 먹을 가격이 됐다. 인심 좋은 동네 중국집이라면 볶음밥도 얹을 수 있다.

문득 이런 방식의 ‘책임’이 국가 정책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호로 ‘지방경제 활성화’를 외치는 일은 중요하다. 다만 그 말이 공허하게 들릴 때가 있다. 책임 있는 실천이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령 특정 지역에 실제로 들어가 살거나, 집을 사서 임대하며 지역의 수요와 비용을 함께 감당하는 방식이다. “부산 경제가 어렵다”는 말만이 아니라, 그 어려움의 온도에 직접 들어가는 행보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국정 의지가 ‘실행’으로 보이는 장면이 될 수도 있다.

이데일리

자료 : 한국부동산원 주택매매가격지수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 가공)


실제 수치가 말해주는 현실은 차갑다. 2026년 1월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01%였다. 1년 사이 10% 가까이 오른 셈이다. 반면 부산은 같은 1월 -0.53%(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덜 춥다고 말하긴 하지만, 한여름 같은 서울과 비교하면 여전히 겨울이다.

대구는 더 차갑다. 6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춥다. 지난 1월 기준 주택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2.64%였다. 2023년에는 10%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고,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해도 속도가 늦다. 떨어질 때는 서울보다 깊게 떨어지고, 회복할 때는 서울보다 얕게 회복하는 구조다. 서울집값 오르는 데 이목이 쏠려 있다보니 잊고 있던 현실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방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인구소멸지역 기본소득 확대도 그 연장선에 있다. 만성화된 지방 경제 침체를 막겠다는 시도다. 결실을 약속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우리도 비용을 함께 지겠다”는 신호다. ‘자기 돈’만큼 말의 무게를 선명하게 책임지는 것도 드물다.

문제는 현실이다.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매입에 대한 국민 정서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디를 사라’고 요구하는 방식은 더 강압적으로 비칠 수 있다. 다주택자 공직자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현실이다. 결국 절충점이 필요하다. 좋은 의도도 설계가 거칠면 역풍을 맞는다.

정치가 끼니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중앙일보송언석 "세제개편안 발표 뒤 코스피 100조 증발…국민 분노 커져"
  • 연합뉴스[율곡로] 머나먼 샤오캉 사회
  • 아이뉴스24정청래 "검찰·언론·사법개혁 특위 즉시 가동…추석 전 완수"
  • 프레시안전남도, 난임부부 원거리 이동 시 교통비 지원…회당 최대 20만원까지
  • 머니투데이김병기 "폭우로 또다시 피해…신속한 복구·예방대책 마련"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