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4일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
◇ "성비위 비호 의혹은 일방적 왜곡… 이미 인사 절차 마무리된 사안"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대표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박 대표가 제기한 '성추행 가해 임원 비호 의혹'에 대해 성폭력 범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본인이 가해자를 비호했다는 주장은 구체적인 정황과 타임라인을 비튼 일방적 왜곡이라고 일축했다.
신 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성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명백한 범죄이며 나는 이를 한 번도 가벼이 여긴 적이 없다"고 전제한 뒤, "사건 발생 초기 단계에서 나는 회사로부터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밝혔다혔다. 특히 그는 "해당 사안에 대한 회사의 징계위원회와 인사 절차는 이미 한참 전에 모두 마무리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표가 주장하는 가해자의 출근이나 2차 가해 논란은 사실과 다르며, 신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CFO가 가해자가 퇴사를 앞두고 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를 허락한 것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신 회장은 "측근인 CFO가 가해자의 짐 정리를 도와준 것조차 대주주인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대표가 나를 찾아와 면담을 신청했을 당시에는 이미 해당 가해 임원이 해고 조치돼 회사를 완전히 떠난 상태였다"며 "비위 임원에 대한 해고를 막으려 했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이미 인사 절차가 종료돼 짐을 싸 회사를 떠난 사람의 해고를 어떻게 대주주가 막을 수 있단 말이냐"며 반문했다.
신 회장은 다만 자신이 잘못된 사실관계를 보고받은 상황에서, 박 대표의 의도를 의심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해당 임원과 평소 갈등이 있던 박 대표가 징계 과정에서 특정 세력을 축출하거나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해당 사건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고 있을 수 있다는 의구심에, 대주주로서 절차적 정당성을 확인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피해자에 대한 사과 의사도 피력했다. 신 회장 측은 "공식 석상이 아닌 박 대표에게 좀 더 신경 쓰라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지만 피해자 입장에선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겠나"라며 "신 회장도 피해자를 만나면 사과한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경영간섭 아닌 건강한 견제… 몰래 녹취는 이해할 수 없어"
경영간섭 의혹도 일축했다. 신 회장은 "박 대표는 애초에 나의 지시를 받지도 않는 입장이고, 실제로 내 의견을 경영에 반영한 적도 거의 없다"며 "평소 내 지시나 제언을 전혀 듣지 않던 사람이 이제 와서 내가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고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명백한 어불성설"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대표가 공개한 녹취록의 배경에 대해서도 강력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애초에 박 대표와의 대화는 내가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라, 박 대표 본인의 요청에 의해서 이뤄진 것"이라며 "본인이 대화를 요청해놓고 뒤에서는 몰래 녹취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부당 경영 개입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도 덧붙였다. 박 대표는 신 회장이 저가 원료 사용을 강요하거나 품질 관련 설비 투자를 저지하는 등 경영에 간섭했다고 주장했으나, 신 회장은 이를 제조업 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전문가로서 회사의 비용 효율성과 품질 안정성을 위해 제언한 건강한 견제였다고 규정했다.
신 회장은 "나는 제조업 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사람이고 한미약품의 품질 경영 원칙을 누구보다 존중한다"며 "다만 지나치게 방만하게 운영되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에 대해 최대 주주로서 의견을 내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는 점을 피력했다. 특히 "등기이사로서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것을 불법적인 간섭으로 치부한다면, 대주주는 회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보고도 방관해야 하느냐"며 반문했다.
자신의 행동은 개인적인 사익을 취하기 위함이 아니라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과의 오랜 신의를 지키고 10만 소액주주들의 자산인 기업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품질을 낮추라고 지시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모함이며, 오히려 효율적인 투자를 통해 더 단단한 생산 기반을 만들자고 제안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2137억 지분 매입은 '자금 지원' 성격… "4자 연합은 유지될 것"
기자회견 직전 공시된 대규모 지분 매입에 대해서도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한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장남 임종윤 동사장 측으로부터 약 2137억 원 규모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한양정밀 지분 포함)을 29.83%까지 높인 바 있다.
신 회장은 "임 동사장이 자금적으로 어렵다며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분 매입 시점도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이라고 전했다. 신 회장 측은 "임 동사장이 코리(Coree) 그룹 상장에 집중하면서 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신 회장에게 좋은 가격에 사달라고 해서 사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주주제안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4자 연합의 합의대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앞으로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4자 연합과도 일부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일부 사업 때문에 내부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소원한 관계가 지속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4자 연합은 지켜나갈 것이고, 지켜나가야 한다. 부부도 싸움은 한다"고 부연했다.
박 대표 연임 여부 "확정된 바 없어… 3월 이사회서 성과 검증"
신 회장은 박 대표가 면담 당시 자신에게 연임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표가 사전에 예고도 없이 제 방으로 찾아와 면담을 신청해 '주가가 올랐으니 연임시켜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표가 녹음기 들고 와서 연임 해달라고 얘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연임 문제는 저 한 사람이 결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재현 대표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주와 이사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그는 박 대표의 연임 여부를 포함한 인사는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오는 3월 정기 이사회 전까지 박 대표가 보여준 그간의 경영 성과 등을 바탕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특정 개인의 안위보다 중요한 것은 한미약품의 미래라며, 3월 이사회 전까지 회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박 대표가 내세우는 경영 실적이 본인의 온전한 공인지, 아니면 과거부터 이어져 온 성과인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