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폭거를 적어도 3월 9일까지는 멈추고 야당의 초당적인 협력에 보조를 맞추는 성의를 보여주길 강력하게 촉구한다.”(대미투자특위 국민의힘 위원)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절차가 또다시 멈춰섰다. 국회 대미투자특위가 법안을 심사할 회의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하면서다.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개혁입법 추진에 반발해 법안 처리를 막아선 것이다. 여야는 특위 활동 기한인 다음달 9일까지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입법이 지연되는 책임은 서로에게 돌렸다.
대미투자특위가 24일 국회에서 진행한 대미투자특별법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은 입법 속도에 대해 상이한 의견을 보였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불확실성이나 리스크를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대미투자특별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후속 조치로 대미투자와 연계된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를 위한 법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는 “미국 유권자 64%가 관세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적어도 중간선거까지는 함부로 관세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대미 투자를 마구 서두르는 게 합당한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관세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24일 여야의 책임 공방에 발목이 잡혔다. 당초 여야는 공청회를 마치고 법안소위를 구성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서 사법개혁안 처리를 예고하면서 소위 구성이 무산됐다. 사진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특위 위원들이 회의하는 모습. 뉴스1 |
특위는 당초 계획과 달리 공청회만 진행하고 법안소위는 구성하지 않은 채 회의를 마쳤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 추진에 반발해 법안 논의에 제동을 건 것이다. 특위 활동 기한까지는 민주당이 독단적인 법안 처리에 나서지 않아야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도 협력할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논리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상훈 위원장은 “예정에 없던 본회의가 개최됐고 상정된 안건 자체가 불편한 법안이다 보니 당 지도부 입장에서도 특위 진행 상황에 불편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도 “특위의 근본정신은 초당적 협력 의지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본회의 진행 절차가 근본적인 정신을 흔들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미투자특별법이 국익 문제라며 조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정태호 의원은 “애초 간사 간 합의사항은 오늘 특위 소위 구성, 공청회, 법안 상정, 대체토론까지 하는 것이었다”며 “국익 관점에서 보면 적어도 오늘 법안 상정까지 해서 국회가 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대외적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기존 여야 합의대로 다음달 9일까지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이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법안 처리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여야가 다음달 5일 본회의를 개최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민주당이 기존 목표로 삼았던 ‘다음달 5일 본회의에서 특별법 처리’도 무산된 상태다.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 부대표는 “대미투자특별법은 3월 9일까지 특위 시한을 삼고 있다. 그때까지는 특위가 맡겨진 임무인 법안을 처리하는 절차를 진행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희연·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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