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왼쪽), 건진법사 전성배씨. 황진환 기자·연합뉴스 |
통일교 측으로부터 전달된 '샤넬백'을 둘러싸고 법원의 판단이 엇갈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4일 전성배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하며 알선수재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2022년 4월 7일 받은 첫 번째 샤넬 가방에 '정부 차원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묵시적 청탁'이 전제되어 있었다고 봤다.
이는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의 판단과 대조된다. 우인성 재판부는 해당 샤넬 가방 수수와 관련해 통일교 측과 김건희씨 사이에 구체적인 청탁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2022년 3월 30일쯤 김건희씨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간 '대통령 당선 축하 통화'가 의례적 표현에 그친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화 내용 중 청탁이라고 볼 만한 것이 없고, 이때부터 가방을 수수할 당시까지도 청탁이라고 볼 만한 것이 없어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이진관 재판부는 알선수재 성립 요건에 대해 금품 수수 당시 구체적 현안이나 명시적 청탁이 존재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알선을 기대하는 인식과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첫 번째 샤넬 가방이 전달된 2022년 4월 7일 당시 상황에 주목했다. 대통령 취임을 한 달여 앞둔 시점으로, 통일교가 대선 지원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 충분히 예견됐고, 고가의 명품 가방(당시 시가 약 802만 원)을 단순한 취임 축하 선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실제로 통일교 측의 구체적인 사업 협조 요청이 이어졌다는 점도 묵시적 청탁을 인정한 근거로 제시됐다.
재판부는 "2022년 4월 초순 무렵에는 대통령 당선인의 대규모 인사 임명도 준비 중이었고, 전씨도 직접 김건희씨에게 각종 인사 청탁을 하고 있었으므로, 김건희씨가 전씨를 통해 통일교로부터 첫 번째 샤넬 가방이 청탁을 예정하지 않은 의례적 선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특히 재판부는 대통령 취임 이전에 금품이 수수됐더라도, 사전에 청탁이 존재하고 장래의 알선 행위를 전제로 했다면 알선수재죄는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알선 행위가 반드시 금품 수수와 동시에 이뤄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한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선고 후 "대통령 취임 전 수수한 '샤넬 백'에 대해서도 통일교와 김건희씨 사이에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했다"며 "특검은 김건희 씨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청탁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던 이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 것에 주목하며, 김건희 씨에 대한 항소심 준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부분에 대해서도 판결문 검토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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