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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틀막 의총'에 더 갈라진 국민의힘…"'휴면 정당'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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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기자(doit@pressian.com)]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원총회 주제를 제한해 사실상 '절윤'(윤석열 절연) 거부 논란 등 장동혁 대표에게 비판적인 이야기를 막았다는 이른바 '입틀막 의총' 파장이 커지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10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당내 갈등이 봉합되기는커녕,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맹탕', '입틀막' 등 반발이 거셌던 전날 의총에 참석한 친한동훈계, 소장파 의원들은 이날 "중간에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의총장 밖으로) 나가버린" 속사정을 저마다 털어놓았다.

친한계 박정훈(초선) 의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의총에서 절윤 문제를 말하지 않게 만든 건 송언석 원내대표의 의도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미필적 고의로 본다"고 했다. 박 의원은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당명) 보고를 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이를 먼저 한 게 아닌가 싶은데, 의원들이 '빨리 좀 하라', '짧게 좀 하라' 이렇게 여러 번 얘기해도 지도부에서 계획대로 그걸 다 진행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당의 중요한 문제를 논의할 수 없도록 만들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오전 10시 40분경부터 3시간에 걸쳐 열린 국민의힘 의총은 애초 지난주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무기징역 선고와 장 대표의 '윤어게인 단절 및 절윤 거부' 선언 파장으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의총이 시작되자 '당명 개정 TF'로부터 당명 개정 진행 상황 관련 보고가 1시간 넘게 이뤄졌고, 지도부는 이어서 행정 통합을 주제로 의총을 끌고 갔다.

이 같은 의총 진행에 장 대표를 겨냥한 발언 기회를 빼앗긴 일부 의원의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참다못한 몇몇 의원들은 의총 중간 자리를 떠났다. 이 과정에서 "원내지도부가 주제가 다르다고 발언을 막는다", "입틀막 의총이다" 등 원성이 터져 나왔다.

박정하(재선)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굉장히 중요한 의총이었고 여러 사람이 말씀 준비를 했던 거 같은데 지나고 나니 그냥 김빠진 의총이 돼버렸다"며 "일부 의원은 '의총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도록 짰나' 그렇게 말하더라. 납득할 수 없는 진행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어제 의총 마지막 부분에 (참석자가) 30여 명밖에 없었다는 것도 아마 자포자기 심정으로 다들 떠나신 거 아닌가, 준비했던 말도 다 안 하셨던 것 아닌가"라고 짐작했다. 그는 "이제 겨울이 끝나가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겨울잠 자러 들어가는 곰 같은 느낌, 동면 정당, 휴면 정당이 돼 버린 듯하다"고 했다.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6선)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안 하는 게 더 좋았을 (의총)"이라며 "내란수괴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과 절연할지 안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그 주제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려고 했던 것"이라고 짚었다.

조 의원은 "어제 하도 답답해서, 계속 기다리다가 (지도부의) 꼼수를 파악하고 (발언대로) 나가서 주제를 돌려 '윤석열과 절연해야 된다'고 강력히 주장하니 당 지도부에서 '행정 통합에 대해 얘기하라'는 식으로 발언을 제지하더라"라며 "6선인 저한테 그런 정도로 압력을 넣으면, 초재선 의원들이 과연 발언할 수 있겠나. 지도부는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조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당 내홍을 지켜만 보는 중진 의원들에게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당이 바른길로 가도록 제발 목소리를 내주면 좋겠다. 지금처럼 침묵하는 건 일종의 동의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지아(초선) 의원은 BBS 라디오에 나와 "침묵하는 중진들이 더 야속하다"며 "반보 앞에서 우리를 이끌어 달라"고 호소했다.

소장파 의원 모임 '대안과미래'는 이날 당 지도부에 '윤어게인 노선으로 6.3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 격렬하게 토론하자'며 빠른 시일 내에 의총을 열어줄 것을 공식 제안했다. 이에 당 원내지도부는 이날부터 시작된 쟁점 법안에 대한 '본회의 필리버스터 정국'이 막을 내린 뒤, 이르면 다음 달 3일 이후에 당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의총을 가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 안에 의총을 열어 노선 문제를 빨리 매듭짓자'는 대안과미래의 제안은 사실상 거절한 셈이다.

한편 당권파는 전날 의총에 별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의도적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진행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계엄 자체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스펙트럼이 복잡하고, 이것을 내란으로 본다는 건 (당내) 극히 일부 소수"라고 주장하며 '절연 요구는 분열의 씨앗'이라는 장 대표 말에 "저도 그렇게 규정한다"고 동조했다.

프레시안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앞)와 배현진 의원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앞뒤로 나란히 앉아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희 기자(doit@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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