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순직 경찰관의 사망 경위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고인 모독 논란을 일으킨 예능프로그램에 대해 방영분 삭제 요청 등 공식 대응에 나선다.
경찰청은 디즈니+ 예능 ‘운명전쟁49’ 제작사에 공식 사과, 해당 방영분 삭제 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아울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 여부를 검토함과 함께 심의 요청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운명전쟁49’는 49명의 운명술사가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달 11일 공개된 2화에서는 지난 2004년 강력 사건 피의자 검거 도중 순직한 고(故) 이재현 경장의 사인을 맞히는 미션이 등장했다.
서울 서부경찰서 강력반 형사였던 이 경장은 2004년 8월 부녀자 폭행 피의자 이학만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순직했다. 당시 이학만은 동행을 요구한 이 경장과 심재호 경위를 돌연 공격했고, 이를 막으려던 이 경장은 흉기에 찔려 끝내 숨졌다.
사인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한 무속인은 “흔히 칼 맞는 걸 ‘칼빵’이라고 하지 않느냐. 칼 맞는 것도 보인다”며 이 경장의 사인을 추정했다. 그러자 MC를 맡은 방송인 전현무는 “제복 입은 분이 칼빵이다. 너무 직접적”이라고 발언했고, 가수 슈퍼주니어 소속 신동은 “그 단어가 너무 좋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범인 검거 중 순직한 공무원의 희생을 ‘칼빵’이라는 저속한 은어로 비하하고, 이를 유희의 소재로 삼은 출연진과 제작진의 몰상식한 행태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복 입은 영웅의 숭고한 희생을 예능의 가십으로 전락시킨 방송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비판이 이어지자 전현무와 해당 방송 제작진은 잇따라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운명전쟁49’ 제작진은 “무속인 출연자가 고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점사를 보던 중 부적절한 언어와 묘사가 등장한 부분에 대해서 순직하신 분들, 상처를 받으셨을 유가족분들, 동료분들 그리고 이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사전에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사죄드리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방송 제작 전반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내부 검토 및 제작 프로세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현무 씨 역시 전날 늦은 오후 공식입장을 통해 “해당 방송에서 사용된 일부 표현으로 인해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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