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혁 기자(mijeong@pressian.com)]
"하다못해 부정선거를 찬동하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전한길도 언론을 등록할 수 있죠. '5·18 폭동설'을 주장하고 선거관리위원회 99명 간첩설을 주장하는 신문도 정식 신문으로 등록되는데, 청소년 언론은 왜 안 되는 겁니까?"(문성호 <토끼풀> 편집장)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정식 언론인 취급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 기자들이 현행법을 바꾸고자 헌법소원을 청구한다. 청소년을 미성숙한 보호 대상이 아닌 자기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가진 온전한 시민으로 인정해 달라는 취지다.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 소속 기자들은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 언론도 정식 언론으로 인정해 언론인으로서의 책임과 권리를 다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은평구 소재 4개 중학교 재학생 30여명이 모인 <토끼풀>은 청소년들이 직접 기사를 쓰고 편집, 발행하는 신문이다. 2024년 4월 창간 이래 청소년 교통비 관련 보도와 특수교육 대상학생 괴롭힘, 학교 공사 관련 보도 등 청소년 권리와 관련한 보도를 이어왔다. 지난해 10월 A 중학교가 해당 신문 300부를 무단으로 압수하자 항의 차원에서 백지 신문을 배포해 화제된 바 있다.
어른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는 청소년 기자들의 열정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청소년 언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현행법이다. 현행 신문법(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과 잡지법(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은 미성년자가 신문 및 정기간행물을 발행·편집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로인해 청소년 언론은 취재 및 신문 발행 등의 과정에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문성호 <토끼풀> 편집장은 "우리는 2년 동안 매달 꾸준히 신문을 내 왔음에도 국가가 인정하는 언론이 아니"라며 "정식 언론이라면 받았을 우편료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도 받지 못해 기사 내용과 관련해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형사 고발이나 소송의 압박을 견뎌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한 그는 "창간 직후부터 우리를 말려 죽이려는 학교 측 시도가 있었다. 대화를 하려 해도 말이 통하지 않았고, 왜 우리 신문을 압수하고 폐기하는지 정보공개청구를 해도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며 "정식 언론으로 등록해 신문법과 정기 간행물법의 보호를 받는다면 학교의 탄압에도 맞설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문 편집장은 "하다못해 부정선거를 찬동하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전한길도 언론을 등록할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99명 간첩설을 주장하는 신문도 정식 신문으로 등록되는데, 청소년 언론은 왜 안 되는 것인가"라며 "과연 전한길이 우리보다 성숙해서 신문을 내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제 불법 언론이라는 굴레를 벗고 당당히 언론으로서 책임과 권리를 다하고 싶다"라며 "헌법재판소가 청소년을 미성숙한 보호 대상이 아닌 자기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가진 온전한 시민으로 인정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자리에는 성북구 청소년 독립언론 <이음> 기자들도 참석해 <토끼풀> 기자들의 헌법소원을 지지했다.
장효주 <이음> 편집장은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인터뷰를 추진했지만 법적 언론으로 인정받지 못해 선거 관련 보도를 진행하지 못했다"라며 "청소년 당사자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교육 정책을 청소년 스스로 검증하고 질문할 기회를 제도적으로 봉쇄한 사례"라고 규탄했다.
장 편집장은 "기사의 가치가 작성자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로 결정되지 않는다. 언론의 책임은 나이가 아니라 태도와 내용으로 판단돼야 한다"라며 "헌법재판소는 청소년 언론이 더 이상 제도 밖의 존재로 남지 않도록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판단을 내려 달라"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헌법재판소에 그간 <토끼풀>이 발행한 신문을 증거로 제출했다. 헌법소원은 기자회견 시작 전 전자소송으로 청구했다.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 소속 기자들은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 언론도 정식 언론으로 인정해 언론인으로서의 책임과 권리를 다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프레시안(박상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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