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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에서 교복 한 벌이면 강남구서 두 벌…서울 ‘교복 지도’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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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별 교복 평균 구매액…금천구가 1위
구성품, 학교 수, ‘구매제도’ 등 복합적 이유
李 대통령, 교복값 ‘적정성’ 살피라고 지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고등학교 교복 평균 가격이 같은 시내의 다른 구(區)보다 저렴해 대체로 중하위권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

지난 23일 관내 학교와 졸업생에게 교복을 기증받아 필요로 하는 주민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서울 송파구 ‘나눔교복매장’에서 관계자가 교복 등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24일 공개한 ‘전국 고등학교 교복값 현황’ 자료에서 서울 금천구의 고교 교복 평균 구매액이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자료는 학교알리미 공시를 토대로 하며 동·하복 구매액을 모두 공개한 학교를 기준으로 한다. 교복을 착용하지 않거나 구매액을 공개하지 않은 학교는 데이터 집계에서 제외했다.

금천구 고교 교복 평균 구매가는 38만5306원으로 시 전체 평균(30만2292원)을 상회할 뿐 아니라, 14위인 강남구(30만5241원), 16위 서초구(30만321원), 21위 송파구(28만7778원)와 비교하면 최대 10만원 가까이 비싸다.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영등포구(24만4857원)와 놓고 보면 14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구체적으로 금천구의 A고교는 50만5000원으로 전국 일반고 평균 31만7909원보다 18만원 이상 비쌌다. 금천구의 B고교는 동복 한 벌 가격만 34만8000원에 달했는데, 이는 서초구 C고교의 동·하복을 합친 33만4000원을 사고도 남는 금액이다.

다만, 단순히 가격만 놓고 볼 게 아니라 재킷과 셔츠, 가디건 등 학교별 교복 구성품의 종류와 원단 재질 등 여러 면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학교별로 필수 구매 품목 수가 다를 수 있어 단순히 금액만으로 비판하는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세계일보

종로학원 제공


지역·학교별로 교복 가격이 널뛰는 현상을 우연의 일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학교 수 그리고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도’ 등과도 무관치 않을 수 있어서다.

강남구(21개교), 송파구(18개교), 서초구(11개교) 등 강남 3구는 총 50개 고교가 밀집해 업체의 입찰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 반면에 고교가 5개뿐인 금천구는 시장 규모가 작아 경쟁이 적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서초구에서 평균 구매액이 가장 낮은 D고교(19만7000원)나 송파구의 18개 고등학교 중 11개 학교가 20만원대에 평균 구매가를 형성한 사례와 달리, 금천구는 5개교 중 4개교가 30만원을 넘겨 가격 상향 평준화가 조성됐다.

아울러 전국적으로도 교복 시장의 양극화는 극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최고가를 기록한 강원의 E고교는 구매액이 94만8500원에 달했지만, 서울 종로구의 F고교는 동복과 하복을 합쳐 7만4000원을 공시했다.

세계일보

지난 23일 관내 학교와 졸업생에게 교복을 기증받아 필요로 하는 주민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서울 송파구 ‘나눔교복매장’에서 관계자가 교복 등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선 학교들은 교복 가격 안정화를 위해 2015년부터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장이 입찰을 통해 선정된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지급하는 등 학생의 교복 구매를 주관하는 제도다.

교육부 지침에 속했던 이 제도는 2017년 12월부터는 운영 권한이 시도교육청으로 넘어갔다. 지금은 시도교육청 교복협의회가 매년 물가 상승 전망치 등을 고려해 다음 학년도 교복 상한가를 함께 정한다.

지난해 교복 상한가는 34만4530원으로 전년 대비 2.6% 올랐다. 올해는 인상이 동결돼 지난해와 같다. 2027년 상한가는 이달 말 결정될 예정이다. 학교는 교육청이 고시한 상한가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기초가격을 산출하고 2단계 입찰, 적격심사 등의 절차를 통해 낙찰자를 선정한다.

이후 교육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자체 조례를 바탕으로 학부모에게 교복비를 개별 지원한다. 신입생 교복(동·하복 1세트)을 직접 주거나 평균 34만원의 현금·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식인데, 최근 일부 지역에선 교복값이 많게는 60만원을 넘기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뿌리 뽑히지 않는 교복업체들의 담합행위도 높은 교복 가격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교복 구입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교복값의 적정성을 살피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고가 교복이) 부모님의 ‘등골 브레이커’라고도 한다더라”며 “그렇게 비싸게 받는 게 온당한지, 만약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대책을 세울지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업체들의 담합 행위나 불공정 행위는 없었는지 살펴보고, 협동조합 활성화를 통한 가격 적정화 등 여러 대안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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