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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통합 핵심은 분권…李정부 특별법은 ‘껍데기 법안’” [혁신 지자체장을 만나다-박형준 부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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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지르고 입 다문 대통령, 굉장히 무책임”
“선거 판세, 보수표 90% 결집하면 접전”
부산발 교통혁명 “부산 어디든 30분 내 도착”
“‘말로만 해양수도, 말로만 분권’은 소용없다”
“부산 젊은이들 삶의 질, 서울보다 높아”
헤럴드경제

박형준 부산시장이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행정통합의 핵심은 분권이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제공]



대담: 강남훈 부산·울산·경남 취재본부 사장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정석준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재명식 행정통합’을 일축했다.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 재정 지원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 ▷공공기관 이전 우선 고려 ▷산업 활성화 등 정부가 제시한 특별법은 ‘껍데기 법안’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 앞두고 바람몰이식으로 행정통합을 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먼저 불을 질렀으면 불 지른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된다”며 “그런데 입을 딱 다물고 있다. 굉장히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6·3 지방선거 최대 이슈는 ‘행정통합’이다. 중앙정부와 부산·경남의 생각은 다르다.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 과밀을 억제하고 거점 도시권을 육성하는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일부로 행정통합을 인식한다. 정부가 통합특별시를 만들고 재정지원, 공공기관 이전 등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보너스형 유인 구조’다.

반면, 부산시와 경남도는 ‘수도권 1극 체제에 대응하는 남부권 발전 축’을 전면에 내세우며 서울과 ‘2극 체제’를 이룰 통합자치단체를 지향한다. “재정·입법 자치권 보장이 먼저”라며 국세·지방세 비율 개선, 자치 조직권 강화 등 ‘구조적 분권’을 요구하고 있다.

행정통합 시간표도 다르다. ‘5극 3특’을 조기에 가시화하려는 정부는 특별법 통과에 속도를 내 지방선거 전에 통합특별시를 출범시킨다는 입장이다. 반면 부산·경남은 ‘6·3 지선 이후’를 전제로, 공론화위원회·여론조사·주민투표 등 절차를 거쳐 2028년 총선 때 통합단체장을 선출한다는 로드맵이다.

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둔 19일, 헤럴드경제는 3선에 도전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박 시장은 소속 정당의 분열 상황에 “답답한 심정”이라면서도, 선거 판세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보수표 70% 결집이 90%로 올라가면 매우 접전”이라며 지지율 상승을 낙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에 대해 그는 “계엄이든 탄핵이든 사법부 판단을 인정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며 그 후에 당의 담론과 행보 방향이 분명해질 거라 예측했다. 해수부만 옮긴다고 해양수도가 되는 건 아니라며 ‘해양수도 부산’을 위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산업은행 부산 이전법 통과를 국회에 주문하기도 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행정통합은 정부와의 이견, 지자체간 셈법 차이로 흔들려왔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에 대한 구상은.

▶부산시는 대한민국 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해 경남과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경남은 가장 일찍 체계적으로 행정통합을 준비해왔고 그 트랙에서 한번도 이탈한 적이 없다. 통합에 필수적인 내용을 담은 특별법안을 마련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연내 주민투표에서 50% 이상 찬성이 나올 경우 즉시 법을 제정하고 2028년 총선에서 통합단체장 선출에 나서겠다.

-행정통합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견해 차가 가장 큰 점은.

▶행정통합의 가장 큰 목적과 이유는 분권이다. 중앙정부의 행정·재정권한을 과감하게 지방에 이양하고 지방정부가 정부답게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그 핵심 전제를 중앙정부가 받아준 게 하나도 없고 양보도 일절 없다. ‘통합부터 해놓고 분권은 나중에 하자’ 하면 안된다. 실질적 분권 없이 큰 단위의 행정을 하게 되면 선택과 집중 안에서 소외되는 지역이 생기고 행정의 비효율성도 생길 수밖에 없다. 광주·전남 통합을 이야기하는데, 부산·경남은 광주·전남의 두 배다. 울산도 있고, 경남 안에서도 동서 지역에 따라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섣부르게 하다가는 역풍을 맞는다. ‘일단 통합하고 중앙정부가 5조원씩 주는 것 챙기자’는 것도 마찬가지로 안된다. 행안부장관이 “빨리 하든 늦게 하든 똑같이 준다” 하는데, 통합해 놓고 나면 언제 말이 바뀔지 모른다. 분권을 제대로 담은 특별법을 만들어서 2028년에 통합하겠다.

-부산·경남만 따로 특별법 제정이 가능하겠나.

▶어차피 행정통합 특별법은 각 지역별로 한다. 대전·충남도 그 특별법에 알맹이가 하나도 없으니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가 “이거 갖고는 안 된다”며 버티고 있는 거고, 대구·경북 또한 특별법이 통과돼도 만만찮은 장애물들이 있다. 광주·전남만 먼저 할 텐데 다른 세 권역이 다음에 할 때는 광주·전남 때 안 된 것도 권한 수준을 높여서 해야 할 것 아닌가. ‘통합한 다음에 분권하겠다’는데, 그렇다면 우리도 ‘통합법안을 만들 때 분권을 담으라’ 요구할 수 있는 거다. 분명한 건 지금 정부의 특별법은 ‘껍데기 법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먼저 불을 질렀으면 불 지른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된다. 그런데 입을 딱 다물고 있다. 굉장히 무책임하다고 본다.

헤럴드경제

박형준 부산시장은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100여일 앞둔 현재 판세는 매우 접전”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제공]



-설 민심 여론조사를 보니 국민의힘이 앞선 곳이 거의 없다.

▶집권 1년도 안 됐고 대통령 지지율이 어쨌든 50%를 넘고 있다. 국민의힘 자체가 굉장히 지리멸렬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도 보인다. 그런데 현재 여론조사가 선거결과로 이어지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보수 쪽은 과소 표집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현재 조사 결과를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부산의 경우 민주당 후보에 대한 결집은 90% 가까이 돼 있는 반면, 이쪽은 70%다. 이게 90%대로 올라가면 4~5%, 더 크게 보면 7~8% 지지율 상승이 될 여지가 있다. 지금은 당이 분열 상황이니까 결집이 안 되고 있지만, 선거 판세는 매우 접전이라 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당의 관계는 어떻게 가야 하나(인터뷰 당일 오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계엄도 그랬고 탄핵도 그렇고 사법부 판단을 인정하지 않을 방법이 있나. 인정하게 되면 그 다음에 어떤 담론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야 할지는 분명해지는 거고 그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당의 혼란과 내홍이 지방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내가 2019년 통합을 주도했던 사람이다. 그때도 ‘탄핵의 강’을 넘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이슈였다. 지금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문제는 강경보수와 온건보수 사이 간극이 크다는 거고 이것이 당내 분열상으로 나타나는 거다. 어느 쪽도 배제하는 식의 정치를 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털어낼 건 털어내고 미래로 가는 데 하나로 뭉칠 기준을 정해줘야 된다. 청년들에게 매력 있는 정당으로 전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 2~30대는 86세대에 비해 훨씬 자유주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청년당을 당내 당으로 만들어 조직·권한·예산을 따로 주고 공천권도 일부 줘서 청년들이 스스로 리더십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과거는 털어내고 미래세대를 겨냥한 정책과 담론을 본격 시작해야 한다.

-‘부산교통 혁명’에 대한 비전과 실행 방향은.

▶5년 전 취임하면서 ‘부산발 교통혁명’을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부산은 동서로 길고 산복도로가 많아 지리적으로 굉장히 불편한 구조다. 순환도로를 완성하고 동서를 최단시간으로 압축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는 가덕도신공항에서 오시리아까지 33분, 북항(부산역)까지는 18분에 주파한다. 세계 최초의 수소 트램 대심도 열차를 국내 굴지 금융기관, 건설회사들과 추진했다. 기재부 예타와 적격성 심사 통과에만 3년이 걸렸다. 명지~하단~부산역~서면~센텀 요지가 환승역이 되고 역세권이 발전하는 축을 형성한다. 최근 ‘만덕~센텀 대심도’가 완공되면서 내부순환도로도 완성됐다. 2030년을 전후해 15~30분 이내 부산 어디든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만덕~센텀 대심도 개통 후 점검해 보니 만덕 쪽 구간은 출퇴근시간에 지체되는 현상이 있어서 교통량을 체크해 차선을 하나 더 만드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월드엑스포 유치는 실패했고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산업은행 이전은 추진 중에 정권이 바뀌었다.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시민들의 깊은 아쉬움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유치 활동을 통해 쌓은 네트워크와 국제적 위상은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산업은행 이전은 북극항로 개척 및 해양산업 강화 등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자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제다.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 나가겠다.

-행정통합과 부산 발전을 위해 국회에 바라는 점은.

▶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가 지방시대를 제대로 열겠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분권 있는 행정통합’을 특별법에 하나라도 더 담으려 해야 한다. 우리나라 중앙정부의 관료제가 생각보다 엄청 세고 민주당 대부분 의원들이 수도권 출신이다 보니 ‘분권 있는 통합’에 대한 의지도 별로 안 보인다.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은 해양수도 만드는 조건을 다 갖춘 법안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부산 북갑)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을)과 공동 발의했다. 해수부만 옮긴다고 해양수도가 되는 것이 아니다. 금융도시 안 만들고 해양수도 만들 수 있나. 국제금융도시로 만드는 화룡점정이 산업은행 이전인데, 그건 안 해주면서 “코스닥 거래소 분리하겠다, 한국거래소 법인화하겠다”는 건 금융도시 전략과 배치된다. ‘말로만 해양수도, 말로만 분권’은 소용없다.

-부산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20~39세 청년세대 부산 전입 전출 현황을 6개월간 분석해 봤더니 급여소득자 기준 전입한 청년들이 전출한 청년들보다 소득과 자산액이 높았다. 그만큼 부산에 기회가 생기고 있는 거다. 집값 등 물가를 비교하면 부산에 살거나 부산에 온 젊은이들의 삶의 질이 훨씬 높다. 교통도 서울은 통근 통학시간이 평균 75분 걸리지만, 부산은 30분 이내에 직장 또는 학교에 도착할 확률이 46%로 서울 34%보다 높다. 팩트에 기초하지 않고 “부산에 일자리가 없어서 다 서울로 간다”는 프레임으로 말하는 건 옳지 않다. 부산의 모바일 이동량 기반 활동인구는 주민등록인구의 2.6배로 서울, 제주와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이다. 굉장한 가능성과 기회가 부산에 있다.

■ 박형준 시장이 걸어온 길

▷1960년 부산 동구 출생

▷1978년 대일고 졸업

▷1982년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1984년 중앙일보 기자

▷1992년 고려대 문학 박사(사회학)

▷2002년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국제학과 교수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부산 수영)

▷2009년 청와대 정무수석

▷2011년 청와대 사회특별보좌관

▷2014년 국회 사무총장

▷2024년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

▷제38·39대 부산광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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