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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청탁' 건진법사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6년…"정교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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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현안 청탁 대가로 샤넬·그라프 수수 인정
기업 청탁·알선 명목 금품 수수도 유죄
"알선수재 행위로 정교 유착 결과 발생"
공천 대가 1억 수수 무죄 "증거 부족"
노컷뉴스

건진법사 전성배씨. 연합뉴스



통일교 현안을 해결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민중기 특검팀이 구형한 징역 5년보다 무거운 형량이다. 다만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특검 측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알선수재 모두 유죄…정치자금법은 "증거 부족"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4일 전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전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라프 목걸이 1개 몰수와 1억 8078만 6983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전씨의 알선수재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전씨는 김건희씨와 공모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의 대가로 2000만원 상당의 샤넬백과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전씨가 2022년 4월 7일 받은 첫 번째 샤넬 가방 등을 두고 "통일부가 추진한 사업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묵시적 청탁의 대가"로, 김건희씨와 공모해 알선 명목으로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알선수재 성립 요건과 관련해, 금품 수수 당시 구체적 '현안'이 존재할 필요는 없고 공무원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해주는 대가라는 인식이 있으면 범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명시적 청탁 정황이 드러난 2022년 4월 30일 문자 이전이라도, 첫 선물이 전달된 시점(4월 7일)에 이미 대선 지원에 대한 보상 기대 속에서 통일교 측의 정부 협조를 바라는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봤다. 취임 기념 선물이라는 명목과 달리 802만원에 달하는 고가 물품의 성격상 단순 선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두 번째 샤넬백 역시 당시 통일교 현안에 대한 인식과 전달 이후의 후속 연락 등을 종합해, 유엔 제5사무국 유치 사업 등과 관련한 정부 지원 알선의 대가로 판단했다.

그라프 목걸이도 교육부 장관의 통일교 행사 참석 등 구체적 요청이 함께 오간 점을 들어 직무 관련 알선 대가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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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주 기자



재판부는 "세 차례에 걸쳐 금품을 전달할 때 마다 유엔 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 예방 등 요청사항이 매번 달라지지만 금품이 반복해 배부되면서 처음에 예정된 통일교 청탁 내용이 보다 구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2022년 4월 7일자 첫 번째 샤넬가방, 2022년 7월 5일 두 번째 사벨가방, 2022년 7월 29일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한 행위들 간에는 범죄의 단일성과 구체성이 인정되므로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전씨가 기업들로부터 세무조사·형사고발 사건 무마, 사업 추진 관련 청탁·알선 명목으로 금전 등의 이익을 수수한 부분도 유죄로 인정됐다. 전씨는 2022년 7월부터 2025년 1월까지 희림종합건축사무소로부터 4500여만 원 상당, 2022년 9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콘랩컴퍼니로부터 1억 6천여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반면 특검이 적용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특검은 전씨가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경북 봉화군의 박창욱 경북도의원 후보에 대한 공천을 명목으로 후보자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공천 대가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특검 제출 증거만으로는 전씨가 정치자금법상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하거나 해당 금원이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별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그 밖의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이 수사한 돈이 정치자금법에서 정한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설령 내용상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더라도,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돼 공소장 변경 요구가 무의미하다는 취지도 덧붙였다.

"정교 유착 결과 초래"…재판부, 엄벌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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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이미지 제공



양형과 관련해 재판부는 전씨가 일부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뒤늦게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언급했다. 다만 고위공직자와의 친분을 관리·활용해 장기간 반복적으로 금품을 수수했고, 종교단체 청탁까지 확장됐다는 점에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통일교 관련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정교 유착'이라는 표현을 들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속적으로 통일교로부터 청탁받은 내용을 김건희씨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알선행위를 한 것으로, 이로 인해 윤 전 대통령, 김건희씨와 통일교 사이 관계가 밀접해지게 되었고, 그 결과 정교 유착의 결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제2항은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정하여 종교 분리를 헌법의 기본 원리의 하나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러한 헌법 규정의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전씨는 흰 티셔츠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수염을 기른 채 법정에 들어섰다. 전씨는 선고를 듣는 동안 두 손을 모은채 바닥만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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