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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장관직 내려놓고 한국행…KAIST 에티오피아 父子 동문 탄생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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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KAIST 졸업한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 위원장과 아들인 네이선 메쿠리아 하일레. /KAIST


“최빈국에서 강대국으로 성장한 한국 사례를 연구해 자국 발전에 이바지하겠습니다.”

에티오피아 최연소 장관으로 자국 경제 발전을 이끌던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은 2016년 이 같은 이유로 장관직을 내려놓고 한국행을 결정,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한국의 정보기술(IT)을 배우겠다”는 게 이유였다. 테클레마리암은 2020년 박사 학위를 딴 뒤 본국으로 돌아갔고, 6년이 흐른 2026년 2월 그의 아들이 아버지가 거닐던 교정에서 학사모를 썼다. 에티오피아 ‘부자 동문’이 탄생한 것이다.

23일 KAIST에 따르면,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 에티오피아 연방 공무원위원회 위원장의 아들인 네이선 메쿠리아 하일레는 작년 8월 전산학부를 졸업했다.

메쿠리아 위원장은 마흔 살에 도시개발주택부 장관으로 임명돼 에티오피아 역사상 최연소 장관 기록을 세운 인물로, 2016년 9월 KAIST에서 박사 과정 첫 학기를 시작했다. 메쿠리아 위원장은 한국의 IT를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한국행을 선택했다. “에티오피아의 발전을 위해 성공 사례를 보유한 국가의 성장 원동력을 학문적으로 연구해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당초 메쿠리아 위원장이 한국행을 위해 장관직 사표를 냈을 때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를 반려했다. 이후 긴 설득 끝에 에티오피아 정부는 당시 도시개발주택부 장관이던 메쿠리아 위원장의 직위를 국무총리 자문 장관으로 변경한 뒤 유학을 승인했다.

메쿠리아 위원장은 4년간 학업 끝에 박사 학위를 딴 뒤 본국으로 돌아갔다. 졸업 당시 한국의 인터넷 접근 인프라, IT 활용 기술 등 정책을 에티오피아에 적용하고 싶다던 메쿠리아 위원장은 이후 본국에서 원스톱 행정 처리를 가능케 하는 통합 디지털 행정 플랫폼 ‘메소브’(MESOB) 구축에 기여했다. 메쿠리아 위원장은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만들고 싶고, 이를 보다 확대하려 한다”며 “국민들이 편하게 행정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후 메쿠리아 위원장의 아들 네이선 메쿠리아 하일레도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를 거쳐 KAIST 전산학부에 입학해 꿈을 키웠다. 여러 선택지 중 굳이 KAIST 진학을 선택한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네이선은 “아버지가 한국에 계실 때 엑스포 등을 다니며 ‘미래에는 컴퓨터,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이 중요하다는 걸 한국을 보면 알 것이다’ ‘큰 회사와 나라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며 “다른 대학에도 지원해 합격했지만, KAIST가 좋은 곳임을 알고 있었고, 한국 학생들의 태도를 모국으로 가져가 좋은 경쟁을 통해 나라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했다.

네이선은 한국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분야를 전공해 국내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향후 아버지처럼 박사까지 공부한 뒤 에티오피아로 돌아가 나라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한다.

메쿠리아 위원장은 한국의 기업 연계 교육 시스템 등을 벤치마킹하고 싶고, 제조업이나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KAIST에서 학교와 기업의 연계를 중점적으로 보며 기업에 필요한 인재 육성을 위해 어떤 커리큘럼이 필요한지 살펴 에티오피아에 도입하려고 애썼다”며 “제조업이나 산업에서 지금보다 생산성을 높여 유럽과 중동, 나아가 한국에 진출하기 위한 기술이나 팁 같은 것을 한국에서 배우고 협력해 에티오피아가 살기 좋은 곳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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