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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 싸움이었던 엘리엇 분쟁…국민연금 지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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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법원 "국민연금은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
정부 "국민연금, 독립적·자율적 투자 기틀 마련"
"한미FTA 11.1조, ISDS '관문 조항' 법리 확립"
"韓정부보다 비용 6배 쓴 엘리엇 상대로 쾌거"
노컷뉴스

조아라 국제투자분쟁과장이 24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판결 선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대상으로 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은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조아라 법무부 국제투자분쟁과장은 24일 ISDS 중재 판정 취소 소송에 관한 브리핑에서 "원 판정은 국민연금을 국가기관이라 보고 합병에 찬성해 엘리엇에 손해를 야기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의결권을 행사해 합병에 찬성했는데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이 이를 문제 삼아 우리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했다.

이에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지난 2023년 우리 정부가 엘리엇에 약 1556억 원(약 1억782만달러)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이후 우리 정부가 대응에 나서 전날 중재지인 영국 법원으로부터 취소 소송을 이끌어냈다.

조 과장은 "이 같은 중재 판정이 확정돼 선례가 되면 최대 1800조 원 상당의 연금을 운용하며 수백, 수천개 주식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투자 활동이 정부의 조치로 간주돼 잠재적인 ISDS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은 다른 해외 투자자까지 고려하며 투자하거나 투자 위축, 연금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었다"라며 "하지만 이번 승소를 통해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국제법적으로 명확히 했고, 보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향후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ISDS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이번 승소가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1.1조는 ISDS의 사실상 '관문 조항'으로서 중재판정부가 본안 판단을 하기 전 반드시 입증돼야 하는 관할 조항이라는 점을 확인받았다는 것이다.

노컷뉴스

조아라 국제투자분쟁과장이 24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판결 선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과장은 "당초 영국 1심 법원은 한미FTA 11.1조는 ISDS 제기에 관한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정부의 소송을 각하했다"면서 "이 같은 판시가 그대로 확정되면 한국은 축구 골대에 골키퍼가 없어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에 법무부는 국내외 정부 대리인단, 전문가와 면밀한 법리 검토와 사례 분석을 통해 항소 법원에서 적극 주장을 제기했다"며 "한미FTA 11.1조가 관문 조항으로 기능한다는 국제법 법리를 명확히 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이번 소송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하기도 했다.

조 과장은 "엘리엇은 론스타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ISDS로 론스타에 이어 한국이 이뤄낸 또 하나의 쾌거"라며 "중재 관련 영국 법원의 취소 인용률 3%라는 벽을 넘어선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엘리엇은 자본력을 앞세워 드림팀으로 볼 수 있는 변호인단을 구성해 공세를 이어갔고, 이 사건에 들인 비용은 정부 지출 비용의 약 6배에 달한다"면서 "자금력 측면에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조 과장은 "자금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ISDS 주무 부서인 법무부 국제투자분쟁과 공직자들은 더 큰 사명감을 갖고 일했다"며 "환송 중재가 남아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우리 정부의 승소로 엘리엇에 대해 1600억여 원을 배상하도록 한 중재 판정은 일부 취소됐다. 앞으로 다시 시작되는 중재 절차의 결과에 따라 정부의 배상 책임은 현재 수준인 1600억여 원이 되거나 일부 감액될 수 있다.

만약 우리 정부의 협정 위반과 엘리엇의 손해 간 인과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배상 책임은 완전히 소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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