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컬리 제공 |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가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승부수를 다시 꺼내 들었다. 새벽배송으로 시장을 개척한 선도 사업자에서 이제는 새벽배송을 지켜내야 하는 위치로 바뀐 상황에서 속도와 혜택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공격적 수성'에 나선 것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전날 밤 11시부터 당일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자정 전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자정 샛별배송'을 도입했다. 기존처럼 오후 11시 이후 주문 건은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한다. 하루 두 차례 도착 시간을 보장하는 '일 2회 배송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서비스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우선 시행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서비스 확장을 넘어선다.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심야 영업 제한 시간에 온라인 주문·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논의하면서 새벽배송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국 점포망을 보유한 대형 유통사들이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경우 배송 커버리지는 단기간에 확대될 수 있다. 새벽배송을 핵심 차별화 요소로 삼아온 컬리로서는 선제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멤버십 혜택 강화도 같은 맥락이다. 컬리는 다음 달 3일까지 유료 구독 서비스 컬리멤버스 전 회원을 대상으로 2만원 이상 구매 시 횟수 제한 없이 무료 배송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4만원 미만 주문에 3000원의 배송비가 부과됐다. 이번 프로모션은 별도 쿠폰 없이 자동 적용되며 장바구니 할인 쿠폰과도 중복 사용이 가능하다. 무료 배송 기준을 낮춰 장보기 빈도를 높이고, 충성 고객을 플랫폼 안에 묶어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컬리멤버스는 월 1900원을 내면 2000원을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단순 할인 수단을 넘어 재구매를 유도하는 장치로 기능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컬리N마트의 재구매 사용자 비율은 60%까지 상승했다. 객단가와 방문 빈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가 점차 안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와 협업한 컬리N마트의 성장세도 배송 강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출시 이후 월 평균 거래액이 매달 50% 이상 증가했고, 올해 1월 거래액은 오픈 초기 대비 7배 이상 확대됐다. 농산물과 축산물 거래액은 각각 82%, 74% 늘었다. 네이버의 트래픽과 컬리의 콜드체인 역량이 결합하면서 신선식품 장보기 수요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 1조7000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적자 축소 국면에서 배송 고도화에 다시 투자하는 것은 수익성 개선과 시장 지위 방어를 동시에 노린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물류센터의 낮 시간대 가동률을 높여 비용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더 이상 특정 업체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배송 속도뿐 아니라 도착 시간의 예측 가능성과 멤버십 기반 혜택이 소비자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조효정 기자 quee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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