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지난 2022년 10월, 경기도에 있는 한 육가공 공장에서 불이 났다. 직원 17명이 대피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불은 2층 건물 절반을 태웠다. 옆 다른 공장도 큰 피해를 봤다.
재산적 피해가 컸다. 공장도 재고가 소실되는 등 피해를 봤지만 옆에 있던 다른 공장의 피해가 막대했다. 옆 공장의 경우 각종 비품, 재고 등이 모두 소실되면서 총 3억 7000만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은 개인의 부주의였다. 공장 직원 A씨가 흡연을 하다 담배꽁초를 버렸다. 불똥이 근처에 쌓여있던 목재 팔레트에 튀면서 큰 불로 번졌다. 그렇다면, 손해액 3억 7000만원 중 A씨와 A씨가 다니던 공장 측이 배상해야 할 금액은 얼마일까. 법원의 판단을 정리했다.
형사책임 지게 돼…벌금 1000만원
해당 공장은 흡연부스 등이 없었다. 공장 건물 앞에 의자를 몇 개 놔둔 게 전부였다. A씨가 담배를 피운 곳은 평소 다른 직원들도 자주 이용하던 곳이었다. 화재 10분 전, 공장 대표도 여기서 담배를 피웠다.
이 사건으로 A씨는 형사 책임을 져야 했다. 형법상 업무상실화죄가 유죄로 인정됐다. 지난 2023년 9월, 벌금 1000만원 약식명령을 받았다.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지게 됐다. 화재로 3억 7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본 옆 공장 측에서 “A씨와 그를 고용한 공장 측에서 공동으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고 소송을 냈다.
법원 “공장·A씨 공동으로 2억 6000만원 배상”
법원 [헤럴드경제DB] |
법원은 A씨와 A씨가 다니던 공장 측이 공동으로 옆 공장에 2억 6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심을 맡은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민사7단독 최종원 판사는 지난 2024년 7월, 옆 공장 측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공장 측은 책임을 부인했다. “A씨가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해 흡연하다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며 “지정된 장소에만 흡연하도록 지시하는 등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관리·감독을 했으므로 사용자 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손해액 중 70%를 직원과 공장이 공동으로 배상하는 게 맞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해당 공간은 예전부터 사실상 흡연공간으로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화재에 취약하지만 화재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손해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8-1민사부(부장 김태호)도 지난해 5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도 “A씨가 근무시간 중 동료직원과 담배를 피우다 화재를 발생시켰다”며 “공장 측도 화재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게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이어져 심리가 계속 중이다.
법원 “직원 A씨가 1억 2000만원 배상”
소송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공장에서 직원인 A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동으로 배상하게 된 2억 6000만원을 우선 지급한 뒤 소송을 냈다. 공장은 A씨에게 “2억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공장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1심을 맡은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1단독 박효선 판사는 지난달 16일 “직원 A씨가 공장에 1억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화재는 선행 판결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A씨의 업무상 과실 및 공장의 사용자 책임이 합쳐져 발생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손해배상액 중 1억 2000만원을 A씨의 책임이라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대해 공장 측에서 항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