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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말고 이 대통령만 좋아”···여권 정치 지형 재편하는 ‘뉴이재명’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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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를 ‘국정 방해세력’ 규정
당권파에 친노·친문까지 공격
‘재명이네 마을’선 정청래 강퇴
‘친명’은 동력 삼아 입지 굳히고
‘친청’선 뉴·올드 갈라치기 비판
‘문자 폭탄’ 등 합당에 거센 반발
당내 권력 구도 뒤흔들며 존재감
경향신문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후 공동 발표문을 읽고 있다. 김창길 기자


‘뉴이재명’이 여권 정치지형에 주요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뉴이재명은 이재명 대통령을 강력 지지하는 지지층을 뜻한다. 이 대통령 지지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온전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뉴이재명이 당권파인 친정청래(친청)계, 소수파인 친문재인(친문)계를 겨냥하고 친이재명(친명)계에 힘을 실으면서 당내 권력 구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23일 뉴이재명이 SNS에 배포한 포스터를 보면 스스로 “당이 아닌 이재명만 지지하는 실용주의 지지자들”이라고 소개한다. 다른 포스터에선 “현재 이재명 없는 민주당은 개판”이라며 “뉴이재명들이 모이면 당을 빨아서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뉴이재명은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를 자기 정치에 빠져 이 대통령 국정운영을 방해하는 세력으로 본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지낼 때 입당했거나 대통령 취임 이후 지지자가 된 뉴이재명은 민주당과의 일체감이 적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심 지지층이었던 ‘문파’가 대체로 민주당을 함께 지지했던 점과 다르다.

중진 A의원은 “뉴이재명은 당의 노선이나 정책과는 무관하게 이 대통령이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옳다는 사람들”이라며 “대통령과 당의 지지가 과거보다 훨씬 분리돼 정청래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초선 B의원도 “뉴이재명은 이재명이 좋아서 하는 것이지 민주당과 연결되는 부분은 그렇게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층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는 두 쪽으로 갈라졌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 다수가 가입한 네이버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은 전날 투표를 통해 정청래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을 강제 탈퇴시켰다. 투표자 1231명의 81.3%(1001명)가 찬성하고 18.7%(230명)만이 반대했다. 친청 성향으로 평가되는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선 뉴이재명을 ‘뉴수박(새로운+배신자)’이라고 비난한다. 친명 성향 디시인사이드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는 친청 성향 지지자를 ‘딴천지(딴지일보+신천지)’라고 조롱한다.

친명계는 뉴이재명의 지지를 동력 삼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친명계 C의원은 뉴이재명에 대해 “기존 386 운동권의 끝물이 온 것이 아닌가”라며 “이념만 앞세우고 무능했던 운동권과 거리를 두려는 사람들이 이재명의 실용주의 노선에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친명계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뉴이재명을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의 지지 기반이 굳건해져 대한민국이 정상화되고 우리가 지방선거뿐 아니라 총선에 이어 재집권하기 위해선 이분들과 함께 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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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이재명이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독려하는 SNS상 홍보 포스터. 엑스 화면 갈무리


친청계 측에선 명확한 실체가 없는 뉴이재명을 일부 인사가 ‘갈라치기’ 용도로 이용해 사익을 챙긴다고 본다. 당 지도부 소속 D의원은 “당원들의 성향은 다양한데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 대통령의 팬덤을 뉴이재명이라고 차용해 권력 투쟁의 양상으로 보이게끔 만든 것”이라며 “당내 이념 지향을 뉴와 올드로 나누는 이분법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친청계 E의원은 “어느 정권이든 초기에는 자기들이 진짜라고 주장하면서 상대와 갈라치기하는 사람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뉴이재명은 최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를 강력한 반대로 무산시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정청래 대표가 조국 혁신당 대표에게 합당을 제안한 목적이 친청·친문 세력의 당내 주도권 탈환이라고 의심한다. 뉴이재명은 정 대표와 대립하는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을 응원하며 의원들에게 합당 반대를 요구하는 ‘문자 폭탄’을 보냈다. 여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유튜버 김어준씨,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작가가 정 대표를 지원했지만 뉴이재명의 반발을 진화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 105명이 모여 이날 출범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모임(공취모)’에 대해서도 친명·반청 의원들이 결집해 계파를 재편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여권에 설전이 벌어졌다. 유시민 작가는 지난 18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4>에서 공취모에 대해 “이상한 모임들이 생겨나고 친명을 내세워 사방에 세를 과시하는 움직임”이라며 “내가 미쳤거나 그 사람들이 미친 것인데, 제가 미친 것 같지는 않다”고 비판했다. 공취모 소속인 친명계 채현일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때 몸담았던 당을 향해 ‘미쳤다’고 하는 것이 정상적인 비판이냐”고 반발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당의 분열이 격화하는 모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진 F의원은 “성벽을 쌓아 자기들만 진짜라고 주장하고 기존 지지자들을 폄하하는 것이 뉴이재명이라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나만의 이재명이 아닌 우리의 이재명으로 모두 함께 가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G의원은 “당이 다양한 지지층을 하나로 뭉치도록 동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이재명 논란은 민주당과의 합당 무산 이후 6·3 지방선거 연대 논의에 적극적인 혁신당까지 번지며 확전하는 양상이다. 조국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뉴이재명에 대해 “뉴라는 이름을 내걸고, 진영을 지켜온 핵심 지지층을 올드로 규정해 배제하고 자신들만으로 주류를 구성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는 사람들”이라며 “순혈주의는 자해의 길임은 현명한 정치인들은 다 알고 있다. 유독 대통령을 파는 자들, 조심해야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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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본인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다수가 가입한 네이버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은 지난 22일 투표를 통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을 강제 탈퇴시켰다. 재명이네 마을 화면 갈무리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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