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1위 ‘종가’ 김치의 비결은 ‘균일화’와 ‘발효 과학’
- “해외 현지 원료 달라도 독자 유산균으로 ‘한국의 맛’ 구현”
- 피클 넘어 스테이크와 즐기는 ‘메인 디시’로의 도약 꿈꿔
- “해외 현지 원료 달라도 독자 유산균으로 ‘한국의 맛’ 구현”
- 피클 넘어 스테이크와 즐기는 ‘메인 디시’로의 도약 꿈꿔
대상 최혜영 글로벌김치연구팀장. 사진 | 대상 |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해외 공장에서 갓 담근 김치를 내놓으니 현지 바이어들이 ‘이건 김치가 아니다’라며 거절하더군요. 배로 한두 달 걸려 도착한 ‘신김치’ 맛에만 익숙해져 있었던 거죠. 이제는 현지 생산을 통해 한국에서 먹는 가장 신선하고 아삭한 김치의 ‘진짜 맛’을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
K-컬처의 붐을 타고 ‘K-푸드’가 전 세계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인의 소울 푸드이자 글로벌 슈퍼푸드로 도약한 ‘김치’가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김치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상(주) 종가(JONGGA). 그 맛의 표준을 설계하는 최혜영 대상 Global김치연구팀장을 만나 종가 김치의 과학과 글로벌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미국 배추·베트남 액젓…다른 재료로 ‘종가’의 맛을 내라”
종가 뉴욕 타임스스퀘어 김치 글로벌 광고. 사진 | 대상 |
대상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설립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기후, 토양, 원료가 다른 해외에서 일정한 김치 맛을 내는 것은 난제 중의 난제였다. 최 팀장은 그 해답을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발효 제어 기술’에서 찾았다.
최 팀장은 “미국 배추는 한국 배추와 초기 미생물 분포가 다르다.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특허 유산균(스타터)을 주입하면 발효 과정에서 우점종이 되어 한국 김치와 유사한 발효 패턴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현지 원료의 한계를 ‘균’의 힘으로 극복한 것이다.
원료 수급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는 “베트남은 피시소스(액젓)가 풍부해 쉬울 줄 알았는데, 막상 시장을 뒤져보니 향이 너무 강해 김치와 어울리지 않았다”며 “결국 한국 고유의 액젓 풍미를 내기 위해 한국의 노하우를 접목한 소스를 현지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고 밝혔다. 멕시코산 고추 역시 미생물 문제로 사용을 배제하고, 철저히 관리된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등 타협하지 않는 품질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
◇ ‘톡’ 쏘는 탄산미의 비밀…“김치는 과학이다”
대상 종가 EU김치. 사진 | 대상 |
저가형 김치가 넘볼 수 없는 종가만의 경쟁력으로 최 팀장은 주저 없이 ‘맛의 균일화’를 꼽았다. 그는 “김치는 배추, 무 등 농산물이 주원료라 계절과 산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종가는 절임 공정과 독자적인 유산균 기술을 통해 언제 어디서 먹어도 똑같은 맛을 구현한다”고 강조했다.
종가 김치 특유의 ‘시원하고 톡 쏘는 맛’의 비밀은 ‘류코노스톡’ 유산균에 있다. 최 팀장은 “우리가 사용하는 유산균은 발효 과정에서 ‘만니톨(Mannitol)’이라는 성분을 내뿜는다. 자일리톨처럼 씹을 때 시원한 단맛과 함께 천연 탄산의 청량감을 주는 핵심 성분”이라며 “이 유산균이 잡균과 효모의 번식을 억제해 김치가 쉽게 무르지 않고 아삭함을 오래 유지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 ‘반찬’을 넘어 ‘요리’로…김치의 현지화 전략
대상 최혜영 글로벌김치연구팀장. 사진 | 대상 |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과감한 변신도 시도 중이다. 서구권 식문화를 고려해 배추 대신 양배추, 케일, 비트 등을 활용한 김치를 선보이거나, 빵에 발라 먹는 ‘김치 스프레드’, 뿌려 먹는 ‘김치 시즈닝’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개발했다.
최 팀장은 “해외 소비자들에게 김치는 여전히 낯선 음식일 수 있다. 그들이 즐겨 먹는 스테이크나 고기 요리에 피클 대신 곁들일 수 있는 ‘사이드 디시’ 혹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요리(One-dish)’가 될 수 있도록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 베트남에서는 현지 식재료와 섞기만 하면 김치가 되는 ‘김치 페이스트’ 제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 팀장은 “과거에는 김치 냄새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K-콘텐츠의 영향으로 젊은 층이 먼저 김치를 찾는다. 김치가 건강식품이자 ‘힙(Hip)’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 “김치는 기다림의 미학…1조 원 시대를 향해”
종가 글로벌 김치. 사진 | 대상 |
17년째 발효와 김치 연구의 길을 걸어온 최 팀장에게도 김치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그는 “상온 제품과 김치는 가혹 실험(고온 테스트)이 불가능하다. 미생물이 살아 숨 쉬는 생물이기 때문에 오직 물리적인 시간을 들여야만 결과를 알 수 있다”며 연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그는 “변수가 많은 자연의 재료를 통제해 가장 맛있는 상태로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자부심이 연구원들을 버티게 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대상의 김치 사업은 이제 ‘매출 1조 원’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최 팀장은 “한국의 마곡 연구소를 글로벌 R&D 허브로 삼아 전 세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며 “전 세계인이 밥상 위 조연이 아닌, 주인공으로서의 김치를 즐기는 날까지 연구를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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