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상점이 불에 타고 있다. AP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전 4주년을 앞둔 가운데 전쟁 기간 우크라이나에서 약 1000만명의 인구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사자 증가와 출산율 감소 등이 겹치며 “세계 최악의 인구 위기”에 직면했다는 진단이다.
우크라이나 인구통계학자 엘라 리바노바는 22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개전 이후 사망자와 해외 이주자, 러시아 점령지 거주 인구 등을 합산하면 감소 규모가 1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재앙”이라고 규정하며 “사람이 없으면 어떤 나라도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쟁 기간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민간인 1만4400여명이 숨지고 3만8000여명이 다쳤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사자 규모가 10만~14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쟁은 저출산 현상을 심화시켰다. 리바노바는 “수년간 이어진 출산율 하락이 유럽 전역의 공통된 흐름이긴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출산율은 이제 사실상 붕괴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20년 1.208명, 2021년 1.148명에서 전면 침공이 시작된 2022년 0.897명으로 낮아졌다. 인구대체출산율(현재 수준의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출산율)인 2.1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유럽 평균인 1.4명보다 낮다.
2022년 3월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포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부상당한 임신부가 이송되고 있다. AP연합뉴스 |
기혼자들이 징병되면서 출산 계획에 차질을 빚는 가족이 많아졌다. 징병 연령대가 비교적 높고 저연령층을 전투에서 제외하는 제도가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군인의 평균 연령이 약 43세로 알려졌다. 45세에 남편을 잃은 올레나 빌로제르스카는 “전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을 잃었다”고 CNN에 말했다.
전쟁은 사람들의 생식 건강도 악화시켰다. 우크라이나 생식의학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는 발레리 주킨 박사는 CNN 인터뷰에서 “전쟁이 출산율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유산된 배아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전쟁 이후 염색체 이상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생식의학 전문의 알라 바라넨코 박사는 스트레스로 인해 난자와 정자의 수가 줄고 질이 나빠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여성들의 조기 폐경 사례 역시 증가했다고 했다.
해외 인구 유출도 계속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해 9월 기준 전 세계에 등록된 우크라이나 난민이 575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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