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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대출에 공격 투자했는데…국내 기관들 리스크관리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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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켜진 글로벌 사모대출] ②
금감원 '블루아울 사태'에 국내 증권사 긴급 점검
공격적 확대 나서던 국내 LP들도 ‘속도 조절’ 조짐
아직 부도율은 2%대 유지…'그림자 부도'는 경계해야
이 기사는 2026년02월23일 19시1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허지은 기자]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의 거물 블루아울캐피탈(Blue Owl Capital)이 분기별 환매 프로그램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내 기관투자자(LP)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고금리 환경 속 사모대출이 ‘중위험 중수익’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들도 비중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관련 리스크 점검을 위해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사모대출 투자 리스크 개별 점검에 착수하는 등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블루아울 환매 중단 사태가 불거진 직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을 개별 소환해 사모대출 투자 현황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긴급 점검했다. 블루아울 관련 상품 판매 여부와 익스포저 규모, 재간접 투자 구조, 환매 조건 등을 제출받아 노출 수준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당분간 사모대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규 투자와 자금 운용을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즈의 파산 등 미국 내 사모대출 차주의 부실 사례가 잇따르면서 관련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점검 역시 특정 상품의 부실 여부를 넘어서 국내 금융권 전반의 사모대출 노출도를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성격이 짙다. 블루아울 사태를 계기로 증권사뿐 아니라 자산운용사, 보험사,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 전반에서 사모대출 포트폴리오에 대한 재점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사모대출, 5년 만에 몸집 2배…'대안 자산'으로 급부상

사모대출 시장은 지난 수년간 은행 규제 강화의 반사이익을 누리며 빠르게 성장했다. 대체투자시장 분석업체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 운용자산(AUM)은 2020년 1조2204억달러(약 1758조)에서 지난해 2조2801억달러(3285조, 추정치)로 불어났다. 2030년에는 4조5040억달러(약 6490조)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 기조 속 변동금리 구조를 갖춘 직접대출은 금리 상승기에 수익 방어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선순위 담보 대출이 중심이어서 손실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국내 LP들 사이에서 사모대출은 '중위험 중수익'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며 자산배분 전략의 핵심 축으로 급부상했다. 관련 투자 비중 목표치를 크게 상향 조정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 및 확장하는 기조가 이어졌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사모대출 투자팀을 신설하며 전담 조직을 구축했다. 사학연금은 지난 2024년 20% 수준이던 사모대출 비중을 1년 만에 40%까지 확대했다. 행정공제회 역시 부동산 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사모대출팀을 2개로 확대 개편하고 국내·해외로 투자처를 이원화했다. 오는 2029년까지 사모대출 비중을 33.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로드맵도 마련해 둔 상태였다.

블루아울, 환매 '전면 중단' 아니지만…유동성 리스크 확인

문제는 사모대출이 본질적으로 비유동성 자산이라는 점이다. 블루아울은 지난 19일 사모신용 펀드인 ‘OBDC II’에 대해 분기마다 순자산가치(NAV)의 약 5% 한도 내에서 환매를 허용하던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환매를 전면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분기마다 일정 한도 내에서 예측 가능하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던 구조가 사라진 셈이다.

OBDC II의 주요 자산은 중견·중소기업 대상 직접대출로, 대부분 비상장 기업에 묶인 장기 대출채권이다. 평시에는 분기별 환매 조건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환매 신청이 반복적으로 한도를 초과하는 순간 자산 만기 구조와 투자자의 현금 회수 기대 사이의 괴리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블루아울 주가는 환매제한을 발표한 직후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즉각적인 현금 확보를 위해 일부 크레딧 펀드 자산을 원금의 99% 수준에서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개별 펀드의 구조적 조정에 불과하다는 분석과 함께, 사모대출 시장 전반의 유동성 리스크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부도율은 2%대…'그림자 디폴트' 우려는 변수

현재까지 부도율이 급격히 치솟은 상황은 아니다. 미국 로펌 프로스카우어 로즈가 집계한 사모대출 부도율은 지난해 4분기 2.46%로, 3분기(1.84%) 대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림자 파산' 가능성을 우려한다. 사모대출에서는 차주의 현금 흐름이 악화될 경우 이자 지급을 유예하는 대신 원금에 가산하거나 추가 채권을 발행하는 '현물지급(PIK·Payment in Kind)' 옵션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공식 부도율은 낮지만, 만기 연장이나 계약 조건 조정 등을 통해 부실이 이연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LP 고위 관계자는 "일반적인 대출 투자건은 재무약정을 통해 차주의 부채비율이나 추가 차입을 제한하는데, 최근 급증한 사모대출 구조들을 보면 대체로 재무약정이 느슨하거나 사실상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경우 파산 시 안전판 확보가 아예 없어서 투자 확대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숨고르기 국면…전면 축소보단 리스크 재점검

미국 시장에서 불거진 환매중단 사태로 당장 사모대출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이 투자한 사모대출은 대부분 일정 기간 자금을 묶어두는 폐쇄형 구조로, 중간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장기 자금이기 때문이다. 분기마다 환매가 가능한 일부 해외 상품과 달리 단기간에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 기관투자자들 역시 공격적 확대 기조를 이어가기보다는 당분간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는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될 수는 있지만, 곧바로 출자 계획을 전면 중단하는 흐름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신규 출자 심사는 보다 보수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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