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
조희대 대법원장(사진)이 23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 3법’에 대해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며 “공론화를 통해 각계각층 전문가 의견과 국민 의견을 폭넓게 듣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난 12일에 이어 재차 우려와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 출근길에 민주당이 이번주 국회 본회의 처리 방침을 세운 재판소원·법왜곡죄·대법관 증원 법안에 대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알다시피 이번 법안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헌법 개정사항에 해당될 수도 있는 중대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재판소원에 대해 “일부에서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지만, 우리 헌법은 독일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며 “그렇기 때문에 공론화를 통해 각계각층의 전문가 의견과 국민 의견을 폭넓게 듣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18일 배포한 ‘재판소원에 관한 Q&A 참고자료’에서도 “독일은 헌법상 연방헌법재판소가 법원과 함께 사법부에 속하고, 최고의 사법부 기관으로서 ‘법관’으로 구성된다”면서 “우리나라는 헌법상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독립된 기관으로 어느 기관이 다른 기관보다 위에 있지 않으며, 헌법재판관은 ‘법관’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2일에도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국회와 함께 협의하고 설득해 나가겠다”고 했다.
사법개혁 입법을 두고 사법부의 반대 기류는 점차 강해지는 분위기다. 법관 사이에선 “상급심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의 법안”이란 비판이 거세다. 일선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관 수를 늘려서 대법원 힘을 빼고, 재판관(9명)을 대통령(3명)과 국회(3명)가 직접 임명하고 재판관 수가 적어 통제가 용이한 헌법재판소를 통해 ‘코트 패킹’(court packing·법원 장악) 하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 판사는 법왜곡죄에 대해 “항소심에서 원심과 다른 결론이 나올 경우 (원심이) 법왜곡죄 구성요건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며 “수사·기소 여부가 순전히 수사기관 판단에 맡겨지는 거라 추후 무죄 판결이 나오는 것과 별개로 판사로서는 굉장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의원총회를 열고 사법개혁 3법을 24일부터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당 일각에서는 판사와 검사가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는 경우 등을 처벌하는 법왜곡죄의 구성요건이 모호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안대로 처리하기로 했다.
정대연·임현경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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