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건전 발전을 위한 CEO 정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
금융위원회는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저축은행 건전 발전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정책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먼저 저축은행 79개사를 자산규모에 따라 대형사(자산 5조원 이상·5개사), 중형사(자산 1조∼5조원·26개사), 소형사(자산 1조원 미만·48개사)로 구분했다. 저축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이 부동산 위주에서 벗어나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 방향을 잡기 위해서다.
우선 저축은행의 주된 기업대출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자산 5000억원 이상 중견기업으로 확대한다.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내 개인·중소기업에 대한 여신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의무가 있다. 그 대상에 중견기업을 추가한 것이다.
예대율(예금에 대한 대출 비율) 산정체계를 개편해 비수도권 여신을 우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저축은행 예대율 산정 때 수도권 영업구역 대출은 가중치(100%→105%)를 높이고, 비수도권 영업구역 대출은 가중치(100%→95%)를 낮추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개인사업자·소상공인 여신공급 기반을 넓히기 위해 온투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 연계투자 허용, 사잇돌대출 상품 분리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그간 예대율 규제로 엄격하게 적용됐던 유가증권 보유 한도는 완화한다. 대형사들의 주식·집합투자증권 등 종목별 보유 한도가 2배로 상향된다. 특히 주식의 경우 보유 한도가 기존 자기자본 50%에서 100%로 늘어난다. 저축은행 입장에선 투자 확대를 통한 수입 증대가 가능해진 셈이다.
영업행위 규제도 정비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대형사는 독자적인 체크카드(직불)나 모바일 쿠폰(선불) 취급이 허용된다. 자산 1조원 이상 중·대형사에 대해서는 법인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조정한다. 법인은 120억원에서 140억원, 개인사업자는 60억원에서 70억원으로 한도를 늘리고, 비수도권 차주에게는 5억~10억원의 한도를 추가로 부여한다. 방송광고 시간대 규제도 완화한다. 현재는 어린이·청소년이 시청 가능한 시간대에 광고가 금지되지만, 중앙회 광고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광고가 허용된다.
동시에 금융위는 저축은행의 규모와 역할에 맞게 건전성 관리체계 개선책을 마련했다. SBI, OK, 한국투자, 웰컴, 애큐온 등 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자본규제를 은행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 기업여신의 신용위험을 실질적으로 평가할 미래 채무상환능력(FLC)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도 도입한다.
특히 자산규모에 따라 대주주의 보유 지분을 제한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저축은행은 은행과 달리 동일인 주식보유 한도, 금산분리 등 직접적인 소유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자산규모별 주식보유 한도가 20조원 이상(50%), 30조원 이상(34%), 40조원(15%)으로 제한된다. 건전성이 양호한 소형 저축은행에 대해선 외부감사인 수검 주기를 분기에서 반기로 완화해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한편 그간 업계가 요구해온 영업구역 제한 규제 완화는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위는 현 규제의 완화·폐지 모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저축은행이 중장기적 건전성과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이라며 “저축은행이 좀 더 책임성과 자금공급의 유연성을 갖고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금융권으로 자리매김해 지역·서민금융 공급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구윤모·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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