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에서 밝히지 못한 의혹을 다루는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본격적인 수사 개시를 목전에 두고 부담부터 떠안게 됐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에서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 관련 핵심 수사 대상으로 꼽히는 ‘노상원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차 종합특검이 수첩 메모의 작성자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으로부터 진술을 끌어내거나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 등 여부에 따라 수첩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그간 12·3 비상계엄 관련자들이 해당 내용에 대해 함구해 왔다는 점에서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2차 종합특검은 이번 주 준비 작업을 마치는대로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지난달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에 따르면 2차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은 수사 준비 20일을 포함해 최장 170일, 수사 인력은 최대 251명이다. 수사 대상은 노상원 수첩에 적힌 국회 해산 등 12·3 비상계엄 기획·준비 관련 의혹과 무장헬기 위협 비행 등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는 외환 의혹을 포함한 총 17가지 의혹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선거·권력 개입 의혹도 다룬다.
하지만 2차 종합특검이 본격적인 수사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난관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 종합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12·3 비상계엄을 장기간에 걸쳐 준비했다는 전제로 출범했지만, 비상계엄 사태 본류 사건으로 꼽히는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재판부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당시 부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를 결심한 시점을 선포 당일로부터 이틀 전인 2024년 12월 1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여건을 만들기 위한 정황을 만들려고 했다가 여건이 조성되지 않자 장기집권을 위해 정치적 반대세력을 일거에 제거하기 위해 장기간 마음먹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준비가 허술하고, 국회를 무력화시킨 후의 계획 등에 관한 별다른 증거나 자료,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내란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는 노상원 수첩에 적힌 메모가 2023년 10월에 있었던 군 사령관 인사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보고, 이를 근거로 윤 전 대통령이 1년 이상 비상계엄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노상원 수첩에는 주요 정치인 등의 이름이 ‘수거 대상’으로 나열돼 적혀 있고, ‘헌법 개정’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재판부는 수첩의 증거능력을 배척했다. 증거능력은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자격을 의미하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이른바 노상원 수첩 등은 그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들은 실제 이루어진 사실과 불일치하는 부분도 있으며, 특히 그 모양·형상·필기 형태·내용 등이 조악한데다가 보관하고 있던 장소 및 보관 방법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중요한 사항이 담겨있던 수첩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윤 전 대통령 1심 판결문에서 ‘이 사건 노상원 수첩에 대한 판단’을 두고 “노상원 수첩은 2024년 12월 15일 피고인 노상원의 모친 주거지의 책상 위에서 발견돼 압수됐다”며 “그런데 만약 피고인 노상원이 이 사건 비상계엄을 2023년 10월경 이전부터 계획하고 그러한 계획을 피고인 김용현에게, 그리고 피고인 김용현을 통해 피고인 윤석열에게 전달하였다면, 위 수첩은 자신이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 1년 전부터 이를 준비하고 계획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를 수사기관에 발견하기 쉬운 위 주거지 책상 위에 그대로 두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노상원 수첩이 기재 내용에 비춰 보면 2023년 즈음부터 피고인 윤석열은 피고인 김용현과, 피고인 김용현은 피고인 노상원과 비상계엄을 논의했다는 취지의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따라서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공소사실 부분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이에 따라 향후 노상원 수첩에 대한 수사는 2차 종합특검의 난제로 남게 됐다. 수첩 등에 기재된 메모의 증거능력이 인정되기 위해선 작성자의 진술이나 증언으로 신빙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앞선 특검의 수사 과정에 비춰보면 규명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노 전 사령관은 특검을 비롯한 수사 기관과 법정에서 자신의 수첩과 관련해 “단순 아이디어 메모를 기재한 것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