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의총이냐" 반발
30여명만 남고 회의 도중 퇴장
張 '여조' 근거로 입장 고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운데)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장 대표 뒤쪽에 '당원권 정지 1년'의 처분을 받은 배현진 의원이 앉아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의 '절윤 거부' 노선을 둘러싸고 극심한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친한계와 소장파 등 개혁 성향의 의원들은 '윤어게인'을 끌어 안으려는 장 대표 체제로는 6·3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의총에서 장 대표는 비공개 여론조사를 근거로 당원 75%가 자신의 '절윤 거부' 노선을 지지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23일 국회에서 의총을 열고 당명 개정 여부와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의총은 약 3시간 가량 진행됐지만, 당명 개정을 지방선거 이후로 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한 보고가 1시간 넘게 진행됐고, 이후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면서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소장파 의원들은 의총에서 장 대표에 대해 비토하는 목소리를 내려고 했지만 1시간의 당명 개정 지연 배경에 대한 설명에 이어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진행되면서 장 대표의 행보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게 하는 '김빼기 작전'이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의원 여럿이 이에 "누구를 위한 의총이냐"고 반발하며 퇴장하면서, 후반부에는 의원 30여명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희 의원은 "윤어게인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며 "당대표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이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말할 기회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받은 배현진 의원은 "오늘 여론조사가 대폭락했는데 (당명 개정·행정통합 등) 한가한 이야기만 할 때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당권파는 지금은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폭정'에 맞서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맞섰다. 특히 '절윤'이라는 여권의 프레임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이 사법을 파괴하고 삼권분립을 흔들고 있는데 당내 갈등을 염두에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나간 일들과, 앞으로 다가올 헌법 파괴는 심각성이 다른 만큼 대여투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은 "내란·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 선거 체제로 가야 하며, 이를 이끌 수 있는 것은 장동혁 체제"라며 "지도부 총사퇴는 답이 아니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꿀 수는 없다"고 했다. 원내 지도부가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해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장 대표는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우며 자신의 메시지를 정당화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원 중 75%가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를 묻자 절연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답했다는 것이다. 당 소장파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 간사 이성권 의원은 선거 승리를 위해선 당심이 아닌 민심을 따라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의총에서 당명 개정 작업을 중단하기로 확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개정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당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3월 1일 새 당명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당명 개정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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