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장 |
문제는 그다음이다. "멋있다"가 "어디서 사지?"로 바뀌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 질문을 국내 플랫폼과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검색-선택-배송-반품-리뷰'로 이어지는 여정에서 국내 플랫폼은 가입 단계부터 해외 소비자가 쓰기 어려운 인증 절차나 언어·주소·배송 등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 소비자를 '구매'라는 마지막 단계에서 돌려보내고 있다. 결국 관심은 넘치나 결제는 끊기고 구매는 흩어져 데이터와 고객은 해외 플랫폼에 축적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온라인 수출에 뛰어든 기업 대다수는 해외 플랫폼을 활용한다. 그러나 해외 플랫폼을 이용하는 순간 수수료·규칙·불공정 리스크가 따라붙고 결정적으로 고객 데이터·검색 알고리즘·리뷰 생태계가 플랫폼에 귀속된다. "팔리는데 남는 게 없다"는 탄식은 곧 협상력의 부재이며, 협상력은 기업의 재주보다 국가적인 인프라의 유무에서 갈린다.
해외 소비자가 불편 없이 '찾고 이해하고 선택'하도록 돕는 안내, 통합 물류, 반품·분쟁 처리, 다국어 고객지원, 현지 규제·통관 정보는 선택형 서비스가 아니라 '기본 인프라'다.
예컨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고비즈코리아 같은 공공 플랫폼은 홍보 페이지가 아니라 '온라인 수출의 운영체계'가 되어야 한다. 정책정보·지원사업·상담·교육·애로접수를 한곳에 모으는 것은 기본이고 이를 원게이트로 연결해 기업과 해외 바이어가 필요한 정보를 한번에 찾아 비교하고 민간 채널·기업 자사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해야 한다. 즉 공공은 홍보가 아닌 '접근·연결·운영'의 마찰을 줄이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그 기술이 곧 수출정책이 되는 시대다.
정책수단도 '성과형'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기업이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조합해 쓰는 바우처형 온라인 수출지원은 유효하다. 여기에 더해 민간 플랫폼과 '공동책임' 모델을 만들고 유망기업을 함께 발굴·지원하며, 입점·마케팅·물류 일괄 대행(풀필먼트) 비용과 성과를 함께 나누는 구조로 가야 한다. 지원은 분절되고 성과는 기업에만 떠넘기면 지원의 전달만 남고 '수출의 축적'은 남지 않는다.
K컬처는 이미 세계를 설득했다. 이제는 검색·배송·반품·고객지원에서 매번 시험받는 해외 소비자를 설득할 차례이다. 마지막 장벽을 없애는 편리한 '클릭 한 번'이 K컬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대한민국 수출로 만드는 통로가 될 것이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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