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소포장 선물세트/사진=신세계 제공 |
최근 1인가구와 노령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인구 구조의 격변이 일어나고 있는 시점입니다. 사회적인 변화는 유통가의 진열대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4인 가구 기준의 대용량 상품이 밀려난 자리를 1인용 소포장 상품과 시니어 맞춤형 케어푸드가 빠르게 꿰찬 모양새입니다. 인구 통계학적 변화가 유통 업계의 상품 기획부터 채널 전략까지 생존 공식을 다시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편의점에 밀린 대형마트, 체질개선 '사활'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1인 가구 비율은 전체의 36.1%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말에 차를 몰고 대형마트에 가서 일주일 치 식료품을 대량으로 사던 전통적인 장보기 공식이 깨지고, 집 앞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만 그때그때 소량으로 구매하는 근거리 소비 트렌드가 자리를 잡은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 반면 편의점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편의점은 최근 5년간 연평균 5.6% 성장률을 보인 반면 대형마트는 전년 대비 4.2% 감소한 추세를 보였습니다.
대형마트 역시 이러한 흐름에 위기감을 느끼고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1인 가구 장바구니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전략을 오프라인 매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수박, 양배추 등 기존에 부피가 커서 1인 가구가 선뜻 구매하기 어려웠던 신선식품을 4분의1 크기나 소형 팩 단위로 잘라 파는 소포장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습니다. 아울러 혼자서도 부담 없이 고품질의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1인용 생선회, 초밥, 샐러드 등을 전면에 내세운 즉석조리 코너를 매장 입구 쪽으로 전진 배치하는 등 매장 레이아웃의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롯데마트 또한 1인 가구를 겨냥해 소용량 상품군을 지속해서 늘려가며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찌개나 볶음밥 등 한 번의 식사에 알맞은 양만 손질해 담은 소포장 채소와 과일의 품목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이와 함께 자체 가정간편식 브랜드와 즉석조리 식품 매장의 규모를 키워, 퇴근길에 간편하게 저녁거리를 구매하려는 1인 가구의 발길을 붙잡는 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지갑 여는 액티브 시니어...3조원 돌파한 케어푸드 시장
1인 가구와 함께 유통가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른 계층은 바로 구매력을 갖춘 액티브 시니어입니다. 최근 인구 분포를 살펴보면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모습인데요. 자신을 위한 투자와 건강 관리에 돈을 아끼지 않는 시니어 세대의 경제력이 유통가의 핵심 타깃이 됐습니다.
이들을 겨냥해 유통 및 식품 업계는 프리미엄 케어푸드 시장의 판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4년 70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성장해 지난해 약 3조원 규모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씹고 삼키기 편한 연화식이나 영양 균형을 맞춘 맞춤형 식단 등 시니어 특화 신제품을 눈에 잘 띄는 매대 중심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동선이나 안내판 글씨 크기를 키우고 휴식 공간을 늘리는 등 공간 자체를 고령 친화적으로 개편하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1인 가구와 시니어 시장의 증가는 유통가에 다품종 소량 생산과 초개인화라는 무거운 과제를 던졌습니다. 과거처럼 획일화된 대규모 프로모션이나 매장 구성으로는 더 이상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통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권별 인구 통계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해당 지역의 주력 가구 형태에 맞춰 매장 레이아웃과 상품 구성을 시시각각 변형하는 유연한 맞춤형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누가 더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인구 구조 변화의 파도를 읽어내고 진열대 위 상품을 교체하느냐가 향후 유통 생태계의 패권을 쥐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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