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제조업과 항공사 등 장시간 노동 우려 사업장에 대한 기획감독을 실시한 결과, 점검 대상 49개소 전 사업장에서 법 위반이 확인됐다.
특히 항공업계의 경우 점검 대상 4개사 모두가 적발됐는데, 승무원들의 비행 전 브리핑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등 고질적인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장시간 노동 관행을 근절하고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한 '장시간 기획감독'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교대제 및 특별연장근로를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제조업체 45개소와 객실 승무원의 근로조건 위반 제보가 접수된 항공사 4개소 등 총 49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항공사 4개소에 대한 감독 결과 점검 대상 모두에서 총 18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가장 두드러진 위반 사항은 근로시간 산정의 불합리성이다. 3개 항공사(75%)는 객실 승무원들이 비행 전후에 실시하는 브리핑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오직 '순수 비행시간'만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해왔다. 이로 인해 발생한 야간근로수당 등 미지급 금품은 약 7억 원에 달한다.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 처우도 확인됐다. 한 항공사는 기간제 노동자인 인턴 승무원에게 숙련도 등을 이유로 보장비행수당 약 5억 5400만 원을 지급하지 않는 등 차별 대우를 하다 적발됐다.
또한 모성보호 조치도 미흡해, 산후 1년이 지나지 않은 노동자의 시간외 근로 한도를 초과하거나 임신 중인 노동자에게 시간외 근무를 시킨 사례도 확인됐다. 노동부는 이들 항공사에 미지급 금품 전액 지급을 지시하고, 관행적으로 운영되던 연차휴가 시기 변경 절차를 명확히 제도화하도록 개선 권고했다.
교대제 운영 및 특별연장근로가 빈번한 제조업체 45개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 사업장 모두에서 총 243건의 법 위반 사항이 쏟아졌다. 특히 24개소(53.3%)가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했으며, 위반 사업장의 연장근로 한도 위반자 비율은 약 9.6%로 조사됐다. 주로 야간 근무조에서 연장근로 한도 초과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교대제 운영의 구조적 결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임금 체불 문제도 심각했다. 29개소(64.4%)에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총 22억 3천 만 원 상당의 금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반 사유로는 통상임금 오산정, 경기 악화에 따른 지연 지급, 그리고 고정 연장근로수당을 악용한 포괄임금제 오남용 등이 꼽혔다. 특별연장근로와 관련해서도 인가 시간을 준수하지 않거나 노동자의 건강 보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장이 5개소 확인됐다.
산업안전 분야의 위반 사항도 다수 적발됐다. 야간작업자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은 곳이 12개소에 달했고, 휴게시설 설치 기준을 미준수한 사례도 6개소 확인됐다. 특히 추락 방지 시설 미설치, 감전 위험 방치 등 중대재해로 직결될 수 있는 안전보건 조치 미이행 사례 6건(3개소)에 대해서는 즉시 사법 처리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이번에 적발된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시정지시를 내리는 한편, 산업안전 분야 위반에 대해서는 1억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향후 시정 완료 사업장에 대해서도 재감독을 실시해 법 위반 재발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올해 장시간 근로감독 대상을 200개소로 대폭 확대하고, 야간 노동 규율 방안 마련 등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구조적 문제"라며 "이번 기획감독을 통해 교대제와 심야 노동, 특별연장근로 운영 과정에서 현장의 문제를 분명히 확인한 만큼, 이를 개선하는 데 감독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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