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뉴스1 |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여사 측은 지난 12일 항소심 사건이 배당된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에 30쪽 분량 항소이유서를 내면서 “피고인은 전씨를 통해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의 현안 청탁을 전해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씨가 “종교 단체는 사고가 없다”며 본인의 얼굴을 봐서라도 선물을 받으라고 말해 가방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 샤넬백 수수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어 김 여사 측은 “피고인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제안을 청탁으로 인식했다면, 구체적인 청탁 실현 방법을 인식했어야 하나, 이를 전달받은 적은 없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전달할 수조차 없었다”고 했다.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은 뒤 윤씨와 통화에서 “여러 가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에 대해 김 여사 측은 “막연한 감사를 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로서 선거 때 도움을 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을 뿐이고, 윤씨와의 통화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을 뿐 청탁의 실현 과정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1심은 이 대목을 근거로 김 여사가 샤넬백과 함께 청탁을 받았다고 판단해 알선수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바 있다.
또 김 여사 측은 유죄로 인정된 그라프 목걸이 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1심은 전씨가 선물을 중간에서 임의로 전달하지 않았을 배달 사고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며 “목걸이가 실제로 피고인에게 전달됐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입증하는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배달꾼 역할을 한 전씨는 처남 김모씨를 통해 김 여사의 최측근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목걸이를 줬다고 주장하나, 유 전 행정관은 이 시기 전·김 두 사람을 만난 적이 없고, 목걸이를 전달받은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김 여사 측은 “목걸이가 피고인에게 실제로 전달됐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김 여사 측은 “형사 책임과는 별개로 대통령 배우자로서 보다 신중하고 절제된 처신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공적인 지위에 수반되는 무거운 책임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하여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 “재판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밝히고, 국민 앞에 솔직한 자세로 임할 것을 다짐한 바 있다”며 “국격에 손상을 초래하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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