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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궁금했죠?"⋯'결합재개발' 아파트 첫 입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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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HDC현산 시공 '이문아이파크자이' 4321가구 대단지
구릉지는 저밀·역세권은 고밀로 개발토록 재편해 사업성 높여
서울시, 2008년 제도도입 ⋯성북·월곡 등지서도 적용 추진 중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새로운 방식으로 재개발한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이렇게 신축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설 줄은 몰랐어요. 언덕도 많고 골목길도 좁은 동네인데, 여러가지로 향후 기대가 큽니다."

지난해 12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에 입주한 최모 씨는 단지 변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강북 재개발의 오랜 난제로 꼽혀온 구릉지·고도 제한·낮은 사업성 문제를 이문3구역은 '결합재개발'이라는 방식으로 돌파했다. 구릉지와 역세권을 하나의 사업지로 묶어 개발한 전국 첫 입주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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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단지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



이문3구역 재개발은 강북권 신축 대단지 입주 사례를 넘어, 서울 강북권 재개발 방식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례로 꼽힌다. 구릉지와 역세권을 하나의 사업지로 묶는 '결합재개발' 방식이 실제 입주까지 이어진 전국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결합재개발은 2008년 서울시가 도입한 도시정비 기법이다. 강북권 정비사업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에서 출발했다. 산과 구릉이 많고, 문화재 보호구역이나 고도 제한이 겹친 지역이 적지 않다 보니 단일 구역만으로는 용적률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곳이 많았다. 이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지고, 정릉골과 성북동 등 사례처럼 재개발이 수년간 표류하거나 무산되는 사례도 반복됐다.

이에 서울시는 고밀 개발이 가능한 지역과 개발 제약이 큰 지역을 하나의 사업으로 묶어 용적률과 수익을 교차 보전하는 결합재개발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개발이 어려운 구역은 남는 용적률을 활용해 사업성을 확보하고, 입지가 좋은 구역은 고밀 개발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구조다. 단순히 '더 높이 짓는 재개발'이 아니라, 입지 여건에 따라 개발 밀도를 조정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정비사업과 결이 다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북부는 1종 일반주거지역과 문화재 보호구역이 많아 정비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결합재개발은 사업성과 경관 보호를 동시에 고려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이문3구역은 외대앞역 인근 역세권인 3-1구역과 천장산·의릉 인근 구릉지인 3-2구역을 하나의 사업지로 묶어 개발됐다. 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3-1구역에는 고층·고밀 아파트를, 개발 제약이 큰 3-2구역에는 저층 주거지를 배치해 입지에 따른 역할을 명확히 나눈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준주거지역인 3-1구역은 최대 용적률 400%가 적용돼 최고 41층, 3,8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조성됐다. 반면 1종 일반주거지역인 3-2구역은 최고 4층, 용적률 150% 수준의 저밀 타운하우스로 계획됐다. 한 사업지 안에서 고밀과 저밀이 공존하는 구조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구릉지는 원래 높게 지을 수 없는 지역인데, 남는 용적률을 역세권에 몰아주면서 전체 사업성이 살아났다"며 "결과적으로 역세권에는 고층 단지가 들어서고, 구릉지는 쾌적함을 유지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41층까지 솟은 스카이라인이 동네 인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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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휘경1구역 래미안 라그란데가 보이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시와 성북구 내부 검토 등에 따르면 결합재개발은 성북구 월곡·성북동 일대에서 먼저 논의됐지만, 실제 입주까지 이어진 것은 이문3구역이 첫 사례다. 향후 미아리텍사스 일대 등 강북권 노후 주거지에서도 결합재개발 현실화가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성북구 일대는 결합재개발과 공공재개발이 동시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시험대가 되고 있다. 같은 '사업성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지만, 구역별 여건에 따라 서로 다른 해법이 선택됐다.

성북구 관계자에 따르면, 성북1구역은 공공재개발 방식을 택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주민과 공동 시행자로 참여해 사업 리스크를 나누는 구조다. 급경사지와 노후 주택 밀집으로 민간 재개발이 쉽지 않았던 지역에서 공공이 용적률 상향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일정 물량을 공공임대로 환원받는다. 현재 GS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성북동 자이 비원' 조성이 추진 중이다.

이에 비해 성북2구역은 결합재개발이 적용된 사례다. 한양도성과 맞닿아 고도 제한이 엄격한 성북2구역은 단독 개발 시 일반분양 물량 확보가 어려웠다. 이에 서울시와 성북구는 성북2구역과 하월곡동 신월곡1구역을 결합해 용적률과 수익을 교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성북2구역은 저층 테라스하우스 중심으로 조성하고, 신월곡1구역은 고밀 개발을 통해 확보한 수익 일부를 성북2구역에 보전하는 구조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문3구역이 '한 구역 안에서의 결합'이라면, 성북2구역은 '구역 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방식이 다르다"며 "공통점은 사업성이 낮은 지역을 포기하지 않고 구조를 바꿔 재개발 사업을 살려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을 통한 이문아이파크자이의 시세 변화도 눈길을 끈다. 2023년 10월 분양 당시 전용 84㎡ 기준 10억원대였던 분양가는 현재 18억원 선까지 형성돼 있다. 전세가는 8억5000만원 수준이다. 인근 휘경1구역 ‘래미안 라그란데’와 휘경2구역 ‘휘경 SK뷰’ 역시 분양 이후 매매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이 동대문구 집값 전반에 어떤 신호를 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0.27% 상승한 가운데, 동대문구는 1.33%, 성북구는 1.35%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축 입주와 정비사업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결합재개발이 강북 재개발의 하나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대규모 정비사업과 광역 교통망 확충이 함께 진행될 경우 체감 입지는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며 "산지와 역세권을 연계한 결합재개발은 향후 강북권에서 반복적으로 검토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천 가구가 한꺼번에 들어서는 만큼 교통과 생활 인프라 확충이 뒤따르지 않으면 불편이 누적될 수 있다"며 "제도 설계뿐 아니라 이후 도시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결합재개발은 효율적 주택 공급이라는 성과와 함께, 강북 재개발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이문3구역을 시작으로 이 방식이 강북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현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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