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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4人4色 | 김춘학] 전환기의 시험대에 오른 군산문화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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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학 다이룸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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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학 다이룸협동조합 이사장



지역에 문화재단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은 언제나 반갑다. 그 도시가 문화를 통해 스스로를 설명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행정의 부속 부서가 아니라 도시의 감각을 정리하고 제안하는 조직이 생긴다는 뜻이 담겨 있다.

군산문화관광재단이 문화재단으로 출발했을 때도 그런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재단의 이름과 역할은 달라졌다. 문화에 더해 관광까지 포괄하는 조직으로 전환되면서 재단이 다루는 영역은 넓어졌고 책임의 무게도 커졌다. 문화와 관광은 닮은 듯 다르다.

하나는 지역민의 삶의 결을 다루고, 다른 하나는 지역 방문의 경험을 설계한다. 이 둘을 함께 다루겠다는 것은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변화는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 올해 들어 관광팀과 예술팀이 새로 꾸려졌고, 실무 인력이 채용됐다. 이전까지 위탁 운영되던 시민예술촌 직원들도 재단으로 승계됐다. 조직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회의가 열리고 사업이 논의되며 현장은 하루하루 돌아가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첫 상근 대표이사 선임은 조직의 속도를 조절하고 방향을 잡는 결정적 선택이었다.

그 선임 과정은 당초의 기대처럼 순탄치만은 않았다. 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처음 제출된 자료에 대해 적합 의견을 보고했지만, 이후 추가 자료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후보자로서의 적합성에 일부 부적합한 부분이 확인되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이에 따라 후보자는 자진 사퇴서를 제출했고, 재단과 시는 대표이사 선임 절차 전반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 지점에서 사안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정리하기는 어렵다. 공적 조직의 수장에게 요구되는 윤리성과 책임은 엄격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서처럼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채 사퇴로 이어진 과정은 제도의 설계와 운영 방식에 관한 보다 근본적 질문을 남긴다.

문화관광재단의 대표이사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다. 행정과 현장 사이에서 말을 옮기고, 문화와 관광이라는 서로 다른 언어를 조정하며, 조직 안팎의 긴장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다.

상근직이라는 점은 그 책임의 무게를 분명히 한다. 이미 출범한 조직을 책임지며 새로 들어온 사람들과 기존 현장을 동시에 끌어안아야 한다.

그래서 검증의 핵심은 단순히 흠결 유무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선다. 후보자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이 도시의 문화와 관광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조직의 확장 국면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것인지가 중심이 돼야 한다.

동시에 검증 과정 자체도 그 역할에 걸맞은 언어와 구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을 묻는 일만큼,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마련돼 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과정을 지켜보며 드는 생각은, 특정 주체를 겨냥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문화행정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는 점이다. 문화기관이 오직 검증과 통제의 대상으로만 인식될 때, 그 기관은 본래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문화관광재단은 행정의 하위 조직이 아니라 도시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중간 조직이기 때문이다.

조직은 이미 사람을 품고 있고, 현장은 멈추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리더십 공백은 곧 조직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경험이 반복된다면, 다음 대표이사 선임에서 능력 있는 인물일수록 부담을 느끼고 한 발 물러서는 역설적 상황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서둘러 자리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구조를 다시 점검하는 일이다. 문화재단에서 문화관광재단으로 전환된 지금의 조직이 어떤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지, 상근 대표이사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권한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역할을 평가하는 기준과 검증 방식은 충분히 정리돼 있는지를 다시 묻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상황이 추후 대표이사 선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경험이 누군가를 주저하게 만드는 기억이 아니라, 제도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문화관광재단은 도시의 얼굴을 다루는 조직이다.

그 얼굴을 함께 만들어갈 사람을 세우는 방식 또한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 김춘학 로컬리스트
·다이룸협동조합 이사장
·다이룸문화예술교육연구소 대표
·군산시 정책자문단 위원
·다문화사회전문가
·문화기획자

'문화 4人4色'은 전북 문화·예술 분야의 네 전문가가 도민에게 문화의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매주 한 차례씩 기고, 생생한 리뷰, 기획기사 등의 형태로 진행됩니다. 본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경선 기자 doks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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