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29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추가 소환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김경(61) 전 서울시의원이 자신의 가족 회사에 고용된 임원들과 지인·측근들에게 서울시의회 표창을 무더기로 수여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김씨 가족 회사들은 김씨가 시의회 상임위원회를 옮겨갈 때마다 상임위와 관련된 서울시 사업을 수의 계약 등을 통해 잇따라 수주해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의혹(본지 1월 19일 자 A5면)이 제기됐다.
김씨는 지난 2023년 8월 서울시의회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울시 행정 혁신 정책 토론회를 주최했다. 당시 그는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이었다. 그런데 그는 토론회를 마친 뒤 32명에게 단체로 서울시의회 의장 명의의 표창을 수여했다. 이들은 김씨가 다니던 서울대 공과대학 미래융합기술최고위과정(FIP) 교수 2명과 김씨 ‘동기생’들이었다. 이들 중에는 AI 기술과는 관련이 없는 인사들이 상당수 있었다고 한다. 시의회 표창은 보통 시의원이 대상자를 추천하면 내부 심사를 거쳐서 수여하는데 심사는 형식적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의회 내부에서도 “시의원 직분을 이용해 업무와 관련도 없는 지인들에게 상을 뿌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표창을 받은 인사 중에는 김씨 가족 기업의 임원이었던 B(55)씨와 C(41)씨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2023년 7월 김씨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을 받기 위해 로비를 벌일 때 김씨 대신 민주당 중진 의원에게 후원금 500만원을 보내 ‘차명 후원’ 의혹을 받고 있다. 이달 초에는 김씨가 피감기관에 요구해 받은 무료 출입증으로, 김씨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 참석했다.
그런데 김씨는 작년 9월엔 부정한 방법으로 수여된 서울시 표창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조례안을 발의했다. 김씨는 당시 “표창은 서울시가 시민을 대신해 수여하는 사회적 영예”라며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시민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시의회에선 “지인들에게 표창장을 뿌린 김씨의 내로남불”이란 말도 나왔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 ‘공천 로비’ 혐의로 경찰에 네 번째로 출석한 김씨는 2023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씨의 ‘로비 창구’로 지목된 민주당 소속 양모 전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수백만 원을 건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의장은 민주당 A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경찰은 공천을 받기 위해 A 의원에게 돈을 건네려는 의도 아니었냐고 추궁했지만, 김씨는 공천 대가성은 부인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김병기(서울 동작갑) 의원의 측근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 부의장은 김 의원 차남이 숭실대에 특혜를 받고 편입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의장은 김 의원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직 동작구의원 2명에게서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에도 연루돼 수사받고 있다. 전직 동작구의원들은 2023년 말 민주당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당시 이 부의장을 통해 김 의원 측에 총 3000만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주장했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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