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정치자금법 위반 1심 선고 판결문 보니
법원 "헌법상 책무 저버린 행위"…징역 2년 실형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큰 거 한 장 Support'라고 적힌 메모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 판단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법원은 지난 28일 통일교 측에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 의원이 통일교 측에서 받은 1억 원의 대가로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독대를 주선하는 등 통일교 측의 세력 확대를 직접적으로 도운 것으로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가 지난 28일 선고한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 다이어리 메모가 권 의원의 유죄 판단에 결정적 근거로 작용했다.
윤 전 본부장은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 조사 초기에는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특검의 첫 피의자 조사에서 "2021년 11월경에는 (한학자) 총재님이 결정하시기 전이라 보수, 진보 양쪽 다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또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1월 12일 보낸 "일단 권(성동)에게는 신뢰 수준의 지원을 했어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증거 내역으로 제시할 당시에는 "실제로 금원을 지급하지 않고 권 의원에게 미화 10만 불을 주기로 약속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에 기재된 '서울 GOGO : 권성동 의원 점심 - 큰 거 한 장 Support'라는 메모를 특검팀이 제시하면서 진술은 번복됐다. 메모를 확인한 그는 고개를 떨군 채 고민하다 "현금 1억 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총재님께 조회 때 권 의원과 만나는 일을 보고했더니 저에게 현금 1억 원을 주시면서 권 의원에게 전달하라고 했다"며 "쇼핑백에 1억 원을 담아서 주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판결문에는 윤 전 본부장이 이날 점심 이후 권 의원에게 "작지만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위해 요긴하게 써주시면 좋겠다"고 전한 사실도 적시됐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의 이러한 자백에 대해 "최초 피고인에 대한 금원 지급 사실을 부인하다가 1억 원을 교부했다고 진술을 바꾼 이유는 다이어리 기재 내용이 달리 해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권 의원이 1억 원을 수수한 이후 통일교 측과 긴밀한 관계로 발전했다고 봤다. 또 금품 수수 대가로 권 의원이 윤 당선인과 윤 전 본부장의 면담을 주선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권 의원은 2022년 3월 22일 윤 전 본부장과 동행해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 전 대통령과의 독대를 주선했다. 윤 전 대통령은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숙원 사업인 UN 제5사무국 설치 및 아프리카 유니언 행사 비용을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대 이후 일주일이 지난 2022년 3월 30일 외교부 외교안보분과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는 아프리카 ODA 2배 증액 목표 제시 등 새 정부의 아프리카 외교 비전 발표 계획이 기재됐다. 2024년 6월 경 윤석열 정부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ODA를 2030년까지 1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금품 수수 이후 윤 전 본부장을 대통령 당선인과 면담시켜 주고, 직접 한학자 총재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등 실제로 윤 전 본부장의 부탁을 들어 한 총재의 영향력 확대를 도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권 의원에게 "국회의원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린 행위로, 민주 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려는 정치자금법의 입법 목적을 훼손했다"라며 "죄증이 명확함에도 피고인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줄곧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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