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사법농단 혐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후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
서울고법 형사14-1부(재판장 박혜선)는 30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6년 간의 임기 동안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을 통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2019년 2월 기소됐다. 사법부 숙원 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을 목적으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 사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등 각종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헌법재판소 파견 법관을 통해 헌재 내부 정보를 수집한 혐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 등도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47개 혐의 중 2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나머지 혐의는 직접 지시나 공모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거나 형사처벌까지 이를 정도의 위법성은 없다고 보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한정위헌취지 위헌제청결정 사건에 대한 재판개입 사건에서 하급자가 담당 재판장에게 위헌제청결정 직권취소 및 재결정 의견을 전달한 것과 검색 제외 요청 공문 작성 및 발송을 지시한 것을 양 전 대법원장이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하급자의 사전 대면 보고가 있었던 만큼 양 전 대법원장의 공모가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항소심 재판개입 사건에 대해서는 항소심 재판부와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설명자료를 전달하겠다는 내용의 문건을 양 전 대법원장이 이미 보고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피고인은 이 부분 행위를 묵시적으로나마 승인한 것으로 인정돼 공모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 전 대법관에게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고 전 대법관은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비록 피고인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는 부정한 의도에서가 아니라 헌법재판소와의 관계에서 사법부의 위상을 제고하려다 범행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재판의 독립이 훼손되고 공정한 재판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초래되됐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며 “피고인들이 사법부 내에서 차지했던 지위와 역할, 그에 대해 일반 국민이 가졌던 기대와 신뢰, 피고인들의 의지로 범행을 충분히 저지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더 무겁다”고 지적했다.
양 전 대법관측은 “대법원에서 당연히 무죄로 결론이 바뀔 거라고 확신한다”며 즉각 상고를 예고했다. 변호인은 ”직권남용죄에 대한 확립된 법리에 반하는 판단이 있었다”며 “대법원 판례가 말하는 절차법에 대한 법리에 따라 심리가 이뤄져야 원심과 다른 사실 인정이 가능하나 결론이 바뀐 부분에 대해 전혀 심리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