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1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면서, 같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여론조사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 재판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사건은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가 제시한 판단 기준을 보면, 오 시장 사건에 유리하게 작용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함께 보인다. “무상 제공만으로는 부족”…오세훈에 힘 실린 ‘전속성’ 기준
김 여사 사건에서 재판부는 여론조사 무상 제공이 곧 정치자금이라고 보지 않았다. 정치자금법상 처벌이 이뤄지려면 그 이익이 특정인에게 전속적으로 귀속됐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계약 체결 증거가 없고, 설계·공표·배포 과정에 지시나 관여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결과가 여러 인물에게 제공된 점을 종합했다.
이 판단은 오 시장 측에 유리한 논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오 시장 역시 명씨와 정식 계약을 맺은 바 없고, 묵시적 합의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실제 전달된 여론조사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방어 포인트다.
만약 재판부가 김 여사 사건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단순한 여론조사 제공 사실만으로 정치자금 수수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김 여사 판결에서 명태균의 진술 신빙성을 엄격히 따진 점 역시 오 시장 측에 우호적 요소다. 명씨의 과장된 언행과 이해관계가 지적된 만큼, 오 시장 재판에서도 진술의 일관성과 객관적 뒷받침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구조는 다르다…‘대납’이라는 문턱 다만 두 사건을 동일선상에 놓기는 어렵다. 김 여사 사건은 여론조사 자체가 무상으로 제공된 재산상 이익인지가 쟁점이었다. 반면 오 시장 사건은 사업가 김모씨가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납부했다는 ‘대납’ 구조다.
정치자금법에서 제3자 기부는 후보자의 요구나 최소한 인식·용인이 있을 때 성립한다. 후원자가 독자적 판단으로 비용을 부담했다면 처벌 대상이 되기 어렵지만, 후보자 측 의사에 따라 지급됐다면 정치자금이 된다.
따라서 오 시장 사건의 핵심은 여론조사가 도움이 됐는지가 아니라, 비용 대납을 요구했거나 알고도 용인했는지다. 이 부분이 입증되면 김 여사 사건과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갈림길은 ‘의사’와 ‘입증’ 김건희 1심은 “영향력의 존재”와 “형사책임의 성립”은 구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정치적 도움이나 관계의 존재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세훈 재판 역시 같은 질문을 피할 수 없다. 계약과 전속성이 부정된다면 김 여사 판결이 방어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납 요구 또는 인식이 구체적으로 입증된다면, 그 논리는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3월 예정된 증인신문에서 대납 경위와 당사자의 의사가 어떻게 정리되느냐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겉으로는 닮은 사건이지만, 최종 판단은 결국 비용 부담의 의사와 그 증명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아주경제=박용준 기자 yjunsa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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