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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10년째 어린이·청소년 눈건강 돌보며 근시 예방 묘안 찾아”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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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근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제이슨 얌(Jason C. Yam) 홍콩 중문대학 안과 교수가 지난 18일 한국근시학회 제3회 학술심포지엄에서 강연하고 있다. 최지현 기자


국내 소아·청소년 근시 발병률의 지속적인 급증 추세에 대한 안과학계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소아 근시 연구 분야의 국제적 권위자가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국가 단위에서 진행했던 소아 근시 예방·치료 연구의 성과를 공유하며, 국가 교육·보건 정책 차원에서 어린이 눈건강을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아 근시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제이슨 얌 홍콩 중문대학 안과 교수는 지난 18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한국근시학회 제3회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해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얌 교수는 2015년 이래 홍콩 정부가 의료계 및 교육계와 함께 시행 중인 ‘홍콩 어린이 눈 관리 프로그램’(Hong Kong Children Eye Care Programme·HKCECP) 정책을 소개하고 그 경험을 공유했다. 얌 교수는 해당 프로그램의 책임 연구원이다.



얌 교수는 “그간 살펴본 근시 억제 치료법 중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은 △0.05% 농도의 아트로핀 사용과 △야외활동이었다”며 “야외활동의 경우 0.05% 농도의 아트로핀만큼 효과가 충분히 강력하진 않지만,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에 매우 비용 효율적”이라고 설명하며 지난 10년간의 HKCECP 연구 결론을 요약했다. 아트로핀은 중추 신경에 작용하는 부교감 신경 차단제다. 점안액 형태로 눈에 넣었을 때 동공이 확대되기에 안과 질환 진단 목적으로 주로 사용됐으나, 소아에 한해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비교적 최근에 발견됐다.



얌 교수에 따르면, HKCECP는 어린이 근시 예방과 치료를 목표로 교육과 의과학 연구, 의료서비스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국가 보건 전략 정책이다. 지금까지 지난 10년간 HKCECP에는 총 5만 명의 어린이와 10만 명의 학부모가 해당 연구에 참여했다. 이는 크게 세 단계에 걸쳐 진행 중이다.



2015년부터 3년간 진행한 첫 단계인 ‘홍콩 어린이 눈 연구’는 홍콩 전역의 어린이 5천 명을 대상으로 생활습관 및 부모의 양육방식, 공공교육 및 지역사회 영역에서 발생하는 근시 유발 요인을 분석했다. 이어 2018~2021년까지 3년간 진행한 ‘중문대학 어린이 눈 관리 프로그램’은 2만 명의 어린이와 1만 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근시의 유전적 특성을 탐색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가정은 무료 정밀 안검진을 비롯한 눈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받았으며, 연구진은 이들 가정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증받아 근시 관련 유전자 보유 여부를 분석할 수 있는 ‘홍콩 어린이 눈 바이오뱅크’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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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얌 홍콩 중문대학 안과 교수(왼쪽)가 HKCECP 활동의 일환으로 한 어린이에게 무료 정밀 안검진을 시행 중이다. 중문대학 제공


얌 교수팀은 앞선 두 단계의 연구를 통해 2021년부터 2만 명의 근시 고위험군 어린이를 분별해 소아 근시 예방·치료법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중문대학 근시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의 주요 임상연구인 ‘램프-1(LAMP-I) 연구’는 근시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과학적 방법을 입증해 소아 근시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받는다.



램프 -1 연구는 3 년에 걸쳐 소아용 근시 치료 안약인 아트로핀 의 최적 농도가 0.05% 라는 점을 입증했다 . 4~12 살 아동 438 명을 대상으로 위약군과의 근시 억제 정도를 비교한 1 년차 연구에선 0.05% 농도의 아트로핀을 사용했을 때 근시는 67% 더 적게 진행되고 안축장 길이는 51% 더 적게 늘었다 . 0.025% 농도에선 각각 43%, 29% 였고 , 0.01% 농도에선 각각 27% 와 12% 였다 . 4~9 살 아동 474 명을 대상으로 2 년간 아트로핀 치료를 이어간 2 년차 연구에선 아트로핀 농도에 따라 지속적으로 근시와 안축장 길이 증가 억제 효과 역시 더 잘 유지됐으나 , 0.05% 농도의 아트로핀에서 효과가 가장 좋았다 . 아트로핀 치료를 중단한 아동군과 치료 효과를 비교한 3 년차 연구에선 아트로핀 치료를 유지한 아동군에서 근시 진행 정도가 1 년간 추가적으로 더 줄었다 . 특히 0.05% 농도의 아트로핀 치료를 중간에 중단했을 땐 근시 진행 속도가 2.4 배 더 빨라졌다 . 아울러 0.05% 아트로핀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조건도 확인했다 . △ 6 살 이후 치료를 시작한 경우 △ 시력이 0.075 디옵터보다 떨어졌을 때 치료를 시작한 경우 △ 3 년 이상 치료를 지속할 때 등이었다 . 이후 얌 교수는 후속으로 근시가 없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 램프 -2(LAMP-II) 연구 ’ 까지 마무리했다 .



이렇게 아트로핀이 근시 예방 효과를 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아직 알지 못하지만, 안신경에 일부 작용해 안구 성장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이전에는 일각에서 더 강한 근시 억제 효과를 기대하며 1% 이상의 고농도 아트로핀을 처방하기도 했지만, 램프-1 연구로 안과학계 내 관련 논쟁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아트로핀은 대체로 심각한 부작용은 없지만, 고농도를 점액 했을 때 빛에 비정상적으로 민감해져 눈부심이나 불편함, 통증 등을 느끼는 증상의 광선기피증(광공포증)이 유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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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CECP 활동의 하나로 안과 전문 의료진이 홍콩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눈건강 교육 강연을 진행한 모습. 홍콩 중문대학 제공


한편, 현재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에선 어린이 눈건강 전략을 국가 단위에서 시행 중이며, 일본 정부는 교육·보건 정책은 없으나 관련 연구를 국비 지원하고 있다. 대만의 ‘대만 학생 시력 보호 프로그램(TSVCP)’, 싱가포르의 ‘국가 근시 예방 프로그램(NMPP)’ 등은 대표적인 성공 정책들로 꼽힌다. 두 프로그램 모두 각각 ‘매일매일120분(Tian-Tian 120)’, ‘교실 밖 쉬는 시간(Recess Outside Classroom)’이란 이름으로 학교 생활 중 하루1~2시간의 야외활동 시간을 보장하도록 교육정책에 제도화해 어린이·청소년 인구층의 근시 발병률 감소를 가시화한 실제적인 성과를 냈다.



최근 한국근시학회와 그 모학회인 대한안과학회 등 안과학계 역시 국내에도 어린이·청소년의 눈건강을 적극적으로 지키는 전 국가적 교육·보건 정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의 75%가 근시를 갖고 있을 정도로 국내 청소년의 시력 이상 비율이 전세계에서 가장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추세라면 향후 이들 청소년이 중노년에 접어들 땐 인구 전반에서 황반변성이나 망막박리·녹내장·백내장 등 근시 합병증은 물론 실명장애까지 연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한다.



이에 한국근시학회는 이날 학술대회에 근시의 발병 원인과 위험요인, 효과적인 예방법 등을 검토하는 학술 발표를 상당한 비중으로 할애하기도 했다. 근시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주제부터 체계적으로 정리해 관련 과학적 근거를 확실히 수립하려는 목표에서다. 학술대회를 앞두고는 국내 첫 어린이·청소년 근시 예방 공식 지침인 ‘우리 아이 눈(근시) 건강 생활수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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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한국근시학회 제3회 학술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 중이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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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시학회가 지난달 17일 국내 처음으로 발표한 소아·청소년 근시 예방 표준 가이드라인인 ‘우리 아이 눈(근시) 건강 생활수칙’. 한국근시학회 제공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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