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당내 반발을 누그러뜨리며 정치적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관철한 데는 단식이란 극한투쟁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을 주도한 한 전 대표를 제명해 당의 외연 확장은 더욱더 어려워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내 지지 기반이 확고하지 않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밀어붙일 수 있던 배경으로는 단식을 통한 국면 전환이 꼽힌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14일 새벽 당원게시판 의혹을 받는 한 전 대표 제명 의결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당내에선 반발이 거셌다. 친한동훈(친한)계·중도 성향 의원들 뿐 아니라 권영세·조배숙·성일종 등 구 친윤석열계 중진 의원들까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장 대표가 이튿날인 15일 한 전 대표 제명 확정을 보류하고 여당의 통일교·공천헌금 특검 수용을 명분으로 단식에 돌입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장 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이 수그러들면서 일부 친한계 의원들과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장 대표와 노선을 달리해온 보수 진영 인사들이 잇따라 단식 농성장에 방문했다. 농성장을 찾지 않은 한 전 대표에게 비판의 화살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 전 대표가 지난 18일 당원게시판 의혹으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처음 유감을 표명했지만 장 대표를 향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것도 화합과 양보를 요구한 의원들의 반감을 키웠다. 이후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의 제명 반대 집회에서 장동혁 지도부 사퇴 주장이 나온 것도 제명에 부정적이던 일부 지도부 인사를 돌아서게 만든 계기가 됐다. 한 전 대표는 이 집회를 “이것이 진짜 보수 결집”이라고 독려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두고 찬·반 의견이 비등하게 나오는 여론조사도 장 대표의 제명 추진에 힘을 실었다. 결과적으로 단식을 통한 ‘시간 벌기’가 제명을 둘러싼 여론 흐름을 바꾸는 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2024년 12·3 불법계엄 이후 최고위원직 사퇴로 한동훈 대표 체제를 무너뜨린 데 이어 이번에는 한 전 대표를 아예 당 밖으로 내몰았다. 향후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한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당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찬탄파(탄핵 찬성)를 대표하는 한 전 대표 제명으로 당의 스펙트럼을 축소했다는 비판에도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부산 등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책임론이 불거지며 장 대표 체제가 붕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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